러시아 천문연구소 보리스 슈초프 소장은 최근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우주포럼에서 2029년 2만7천km 상공에서 지구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포피스(Apophis) 소행성이 어떠한 특정 상황 아래서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6~7년 주기로 태양계를 도는 아포피스 소행성은 2004년 미국이 발견한 소행성으로 무게가 무려 4천500만t에 달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이 소행성이 만약 미국 동부해안에서 1천km 떨어진 대서양에 떨어지면 17m의 거대한 파도가 미국 대륙으로 밀어닥칠 가능성 및 진동으로 인한 2차 쓰나미 발생 위험이 있으며 대륙에 떨어진다면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됐던 원자폭탄의 10만배 정도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폭발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100여년에 한 번씩 지구에는 축구장 크기의 소행성이 충돌해 왔는데 대형 소행성의 '지구 침략'이 조만간 현실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슈초프 소장은 "아포피스가 지구와 충돌해 폭발을 일으킨다면 지난 1908년 6월30일 툰구스카 폭발을 능가해 충돌지점 인근 2천150㎢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크란스노야르스크 침여수립 지대 나무를 거의 모두 태울 수 있다" 경고했다.
1908년 시베리아 툰구스카 강 부근에 떨어진 거대 운석은 엄청난 크기의 먼지구름을 만들었고 약 80km 떨어진 곳의 산림을 불태웠다.
슈초프 소장은 "그러나 현대 과학기술을 통해 소행성 궤도를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할리우드 영화와 같은 이야기는 반복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소행성을 폭파시키는 것은 대단히 예측 불가능한 방법으로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10ℓ의 연료를 가진 소형 위성이 행성의 진로를 수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달 운석으로 추정되는 미확인 물체가 남미 페루에 떨어져 폭 30m, 깊이 6m 크기의 분화구를 만들었는데 그 지역 주민들이 구토와 현기증 증세를 호소해 논란이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