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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청와대 앞길에 350억원짜리 조형물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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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청와대 앞길에 350억원짜리 조형물 세워
  • 헤럴드경제신문 제공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10.0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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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억원을 호가하는 초고가 미술품이 청와대 길목에 설치됐다. 보험평가액 3500만달러, 시가 350억~400억대의 알렉산더 칼더(1898-1976)의 ‘Ordinary’라는 모빌 조각이 4일 오전 서울 소격동(삼청동) 국제갤러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움직이는 조각 ‘모빌(mobile)’의 창시자인 칼더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이 작품은 올해 개관 25주년을 맞는 국제갤러리(대표 이현숙)가 ‘25주년 기념전-외국현대미술 특별전’을 꾸미면서 미국의 칼더재단으로부터 빌려온 것. 따라서 비매품이다.

높이 6m, 가로 5.8m의 이 대형조각은 청와대 입구(삼청동 쪽)의 얕으막한 건물과 경복궁 담벼락 사이에서 장중함을 한껏 뽐내고 있다. 작품이 세워진 대로변 공간이 다소 협소해 아쉽지만 미술관에 가야 볼 수 있는 기념비적 조각을 도심에서 수시로 접할 수 있는 것은 반가운 일.

묵직한 검은빛 철제버팀 위에 빨강, 노랑, 파랑의 삼각형 조각들이 조각조각 매달려 있어 바람이 불 때마다 움직이는 이 조각은 칼더가 “몬드리안의 아름다운 추상화를 움직이게 하고 싶다”며 제작한 작품이다. 작품 속에는 몬드리안이 즐겨 쓰던 삼원색이 곳곳에서 발견되는데 원색의 배치는 작품에 경쾌함을 더해주면서 자연의 생명력을 상징한다. 이 모빌 조각은 가격 역시 국내 유입된 현대미술품 중 역대 최고가여서 이래저래 관심을 모은다.

칼더의 작품은 삼성미술관 리움(관장 홍라희)이 한남동 리움 개관 당시 화려한 원색 철제버팀의 매력적인 모빌 작품을 선보인바 있으나 이번 것보다 약간 작은 크기다. 현재 리움 야외조각공원에는 루이스 부르주아의 ‘Maman’ 세트가 설치돼 볼 수 없다. 국제갤러리측은 국내 미술애호가들에게 이 조각을 보여주기 위해 보험료및 운송료로만 1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 공식적으로 반입된 현대미술품 중 초고가 작품은 삼성미술관 리움의 칼더 조각과 루이스 부르즈아의 조각 ‘Maman’세트가 첫손 꼽힌다. 또 천안 아라리오갤러리(대표 김창일)가 지난 2003년 250만달러를 주고 들여온 들여온 영국작가 데미안 허스트의 대형조각 ‘찬가’가 있으며, 리움이 지난 2006년 컬렉션한 것으로 알려진 데미안 허스트의 상어 작품 ‘신의 분노’ 등 2점(미공개)도 각기 400만, 300만달러를 달리는 고가 작품이다. 리움은 이밖에도 데미안 허스트의 대형 설치작품 ‘죽음의 춤’(전시 중)을 비롯해 마크 로스코, 프랜시스 베이컨, 게르하르트 리히터, 윌렘 드 쿠닝 등 기라성같은 작가의 고가의 작품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현숙 대표는 “이번 칼더의 모빌은 작가가 전성기(1969년) 때 제작한 것으로 매우 아름답고 웅장한 작품”이라며 “칼더 조각이 수십, 수백억대를 호가하는 것은 전세계 미술관들이 앞다퉈 수집해 대작의 경우 남아 있는 작품이 매우 적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칼더 조각은 내년 3월말까지 경복궁 앞 청와대 길목에 놓일 예정이다.

한편 올해로 개관 25주년을 맞는 국제갤러리는 이번 25주년 기념전에 칼더 조각 외에도 수십억대를 호가하는 앤디 워홀, 데미안 허스트, 조안 미첼, 윌렘 드 쿠닝, 게르하르트 리히터, 빌 비올라 등 16명 작가의 회화, 비디오 등 30여점을 선보인다. 모두 국제갤러리가 작품을 취급했거나 전시를 통해 선보였던 작가들로, 현대미술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이들이다.

16명의 작가 중에는 루이스 부르주아, 에바 헤세, 아그네스 마틴, 도날드 저드, 안젤름 키퍼, 아니쉬 카푸어 등도 포함됐다. 따라서 전시작품의 총액은 600억원을 훌쩍 상회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국제갤러리는 국내 전속작가 작품을 중심으로 한 ‘25주년 기념전-2부’도 준비 중이다.

이영란 기자(yrlee@heraldm.com) 사진=김명섭 기자(msi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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