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애틀에 사는 두 자녀의 어머니인 진 세이더가 감당할 수 없는 의료비용에 짓눌려 의료보장혜택이 평등한 캐나다를 향해 올린 구혼광고다.
8일 토론토 스타가 전한 그녀의 암 투병 구혼광고는 처음에는 답답함을 호소하는 장난으로 시작됐다. 명백하게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심각한 질병에 대한 일종의 반항이었다.
그녀는 자신을 작가, 예술가, 교사, 잘 알려진 암 관련 블로거로 소개했다. 과도한 치료비 부담을 제외하면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이 없는 편이라고 했다.
세이더는 9년째 유방암과 싸우고 있다. 때때로 상황이 호전될 때도 있지만 이 싸움에서 결국은 질 것이란 압박감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의료보장 범위를 넘는 비싼 의료비 부담에 저축은 바닥이 났다.
어느 날 캐나다인과 결혼이라도 하면 병마로부터 해방되지는 못할지라도 투병기간 중 무료 의료보장 혜택은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지인들의 푸념이 캐나다 국경으로부터 자동차로 2시간 남쪽에 사는 그녀의 귀에 쏙 들어왔다.
과연 의료보장만을 위해서 누군가와 결혼할 수 있을 것인가. 그녀는 이틀 간 이 질문을 숙고한 뒤 지난 달 초 그녀의 블로그(assertivepatient.com)에 구혼광고를 올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두 명의 남성으로부터 진지한 응답을 받았다. 밴쿠버를 방문해 만남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의 경제적인 상태를 해결해 줄 상대를 찾아 결혼한다는 것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세번째 응답은 토론토대에 재학중인 여학생으로부터 왔다. "당신이 파산을 하지 않고 치료를 받는 것을 도울 수 있다면 결혼해줄 수 있다"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 학생은 동성애도 아니고 단지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고 했다. 캐나다는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나라다. 이제 세이더의 구혼광고는 더 이상 장난이 아니게 됐다.
그러나 그녀의 구혼광고에 대해 미국과 캐나다 네티즌의 수많은 격려와 비난이 엇갈리고 있다.
매니토바주의 한 목사는 "그녀의 광고에 대한 이야기를 친구에게 듣고 그녀에게 배우자를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캐나다인들은 추수감사주간에 우리의 의료보장체제에도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앨버타주의 한 주민은 "당신은 1주일에 40시간은 일할 수 있느냐"면서 "이곳의 의료보장체제에 슬쩍 편승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꼬집기도 했다.
오타와의 한 블로거는 "진 세이더 한사람의 케이스가 의료보장체제를 바꾸거나 무너뜨리지는 못한다"며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고 충고했다.
세이더는 아직 그녀의 구혼광고에 대한 응답들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여러 조건에 흥미를 느낀 나이 든 사람과 무작정 결혼할 의사는 없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것도 많기 때문에 아무 생각없이 결혼관계를 맺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