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발ㆍ피혁연구소는 10일 산업자원부와 부산시로부터 4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일본 닛산케미칼과 3년간 공동연구한 끝에 빙판길이나 젖은 길에서도 쉽게 미끄러지지 않는 고무 소재를 이용한 신발 밑창(Hydro Stopper GF)을 개발했다.
고무는 내구성과 신축성이 좋고 잘 미끄러지지 않아 신발이나 자동차 타이어, 장갑 등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지만 유독 빙판길이나 젖은 곳에서는 그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과학자들의 끊임없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무의 이런 특성은 겨울철 중장년층의 야외활동과 각종 레포츠 애호가들의 발목을 잡아왔다.
이 연구소 김성옥 박사팀이 일본 기술진과 공동으로 개발한 신발 밑창은 특수 섬유의 미세조직이 침(針)처럼 지면에 수직으로 배열돼 있어 마찰력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연구팀은 얼음 위에서 실험한 결과 이 밑창의 미끄럼방지 효과가 기존 제품에 비해 6배 이상 높았으며 그 효과가 1년 이상 지속됐다고 밝혔다.
이 소재는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고무기술 관련 세미나에 소개돼 관련 업계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으며, 등산화 제작에도 시범 적용돼 세계 각국의 바이어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 연구소는 등산화 생산업체인 ㈜트렉스타를 비롯해 몇몇 신발제조업체에 이 기술을 이전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 중이며, 자동차 타이어와 각종 미끄럼방지용품 제조에 이 소재를 활용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연구소는 이 기술을 적용한 신발과 생활용품이 향후 5년간 500억원 이상 판매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