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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생보사들 지급준비금 압박에도 '배당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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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생보사들 지급준비금 압박에도 '배당잔치'
  • 김문수 기자 ejw0202@csnews.co.kr
  • 승인 2016.02.29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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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 생명보험사들이 IFRS4 2단계 도입에 대비해 자본 확충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당기순이익의 20%가 넘는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한화생명(대표 차남규)은 지난 26일 보통주 1주당 180 원을 현금배당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배당금 총액은 1천353억 원이며 지난해 당기순이익 5천300억 원을 기준으로 한 현금배당성향은 25.5%다. 

한화생명의 주당 현금배당액은 지난해와 동일하지만, 당기순이익의 증가로 배당성향은 지난해36.7%보다 11.2%포인트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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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업계 1위인 삼성생명(대표 김창수)은 현금배당금을 지난해와 동일하게 1주당 1천800으로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3천328억 원으로 당기순이익 1조2천112억 원에 비해 27.5%를 기록했다. 현금배당성향은 지난해보다 2.1%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동양생명(대표 구한서)은 1주당 620원을 현금배당키로 했다. 주당 현금배당을 지난해보다 70원 늘리면서 배당성향은 34.1%에서 40.5%로  높아졌다.

지난해 상장한 미래에셋생명(대표 최현만)은 당기순이익 1천223억 원에 279억 원을 배당키로 하면서 배당성향이 22.8%를 기록했다.

생명보험사들이 내부유보를 통해 자금을 비축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4개 상장 생보사 모두 배상성향이 20%를 넘겼다.

보험사는 현재 부채 규모를 산정할 때 납입된 보험료를 기준으로 책임준비금을 결정한다. 하지만 IFRS 2단계가 도입되면 보험부채가 원가가 아닌 시가로 계산된다. 앞으로 들어올 보험료와 미래에 지급할 보험금에 대해 현재 시점에서 할인해 부채로 계산해 올려야 한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이 쌓아야 할 책임준비금도 늘어난다. 책임준비금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보험료의 일정액 적립을 강제한 법정준비금이다.

업계 빅3인 대형생보사들은 오는 2020년 IFRS4 2단계 도입에 앞서 10조원대 규모의 준비금을 추가로 쌓아야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과거에 판매한 확정형 고금리상품이 생명보험사의 준비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보다 쌓아야 할 지급 준비금이 많아지면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은 급락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있다. RBC는 보험회사가 파산 등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를 대비해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게 책임준비금 외에 추가로 순자산을 쌓도록 하는 제도다.

이러한 이유로 금융감독원에서는 재무건전성 차원에서 보험업계에 배당 대신 내부유보를 권고했지만 보험사들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배당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에서는 IFRS 4 2단계 도입에 대비해 자본의 내부유보 확대를 위한 제도개선을 검토하고 세부 개정안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업계에서는 IFRS4 2단계 도입 시 RBC비율이 생명보험사들을 중심으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건전성 위주의 검사를 강화할 예정이며, 새 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변화를 RBC 제도에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빅3의 RBC비율은 지난해 말 현재 200%를 웃돌고 있지만 추가로 준비금을 쌓게 되면 빨간불이 켜지게된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12월 말 277%의 RBC비율을 기록했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3분기 기준 RBC비율은 351.1%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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