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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비자카드 수수료 인상에 '속수무책'인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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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비자카드 수수료 인상에 '속수무책'인 까닭은?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6.07.07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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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카드 수수료 인상' 폭탄이 떨어진 카드사들이 대응 방안에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를 두고 국내 카드사들이 비자카드에 대한 의존도를 스스로 높이는 바람에 속수무책으로 끌려가는 상황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비자카드는 지난 5월 8개 국내 카드사들에 오는 10월부터 해외결제 수수료율을 1.0%에서 1.1%로 인상하고 해외 분담금과 각종 데이터 프로세싱 수수료, 해외 매입수수료도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지난달 24일 신한, KB국민, 삼성, 현대, 롯데, 우리, 하나, BC 등 8개 전업계 카드사와 NH농협카드를 포함한 9개 카드사들은 공동명의로 비자카드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 

하지만 지난 1일 오후 늦게 비자카드는 인프라 투자를 포함한 추가 발생 비용이 있어 오는 10월부터 수수료를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다만 소비자 부담 이슈가 있는 해외결제 수수료율 인
상은 2개월 미룬 내년 초부터 시행한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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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계에서는 이번 수수료 기습 인상이 결국 카드사 스스로가 만들어 낸 결과라는 평가다. 카드사들이 가장 넓은 결제망을 보유한 비자카드를 선호한 탓이라는 것. 

특히 자체 글로벌 결제망이 있는 일본(JCB)과 중국(유니온페이)은 제외하고 대한민국이 수수료 인상 우선 대상이 된 것은 국내 카드사들이 최소한의 방어막 없이 외형 확장에만 나섰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됐다.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의 경우 홈페이지 기준 현재 발급 가능한 신용카드 159종 중에서 비자카드 선택이 가능한 상품(제휴 신용카드 포함)은 114종으로 비중은 71.7%에 달한다. 비자카드만 선택
할 수 있는 상품도 45종(28.3%)에 달했다.

국내 카드사 해외겸용 카드 중 비자카드의 비중은 절반 이상으로 알려져있다. 마스터카드, 유니온페이(은련), JCB(재팬크레딧뷰로인터네셔널) 등 다른 사업자와도 제휴하고 있지만 비자카드 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비자카드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현 상황에서 국내 카드사들이 비자카드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대항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도 아니다. 

카드사들은 지난 5일 오후 모여 공동 항의서한 전송과 더불어 비자카드 아시아태평양 지부 항의방문, 법적대응을 위한 법무법인 선임을 논의했지만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2009년에도 비자카드가 일방적으로 수수료 20% 인상을 통보했을 때 당시 카드사들의 대응은 항의서한 발송이 전부였다. 당시 여론의 질타가 이어져 비자카드는 수수료 인상 카드를 버렸지만 이번에는 강행
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비자카드와 각 카드사와의 계약 관계에서 수수료 추가 인상이 가능하다고 적시한 부분이 있어 적극적 대응은 쉽지 않다"며 "수수료 인상 철회와 향후 수수료 인상시 납득할 만한 근
거를 제시해달라는 것이 요지"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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