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측은 1994년 박 할아버지의 소식이 세상에 알려진 후 지금까지 26년째 안성탕면을 무상 제공하며 각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농심이 제공한 안성탕면은 총 900여 박스에 달한다.
1929년생인 박 할아버지가 라면만으로 삼시 세끼를 해결하게 된 것은 1972년부터 앓아온 장 질환 때문. 장의 통로가 좁아져 음식을 소화할 수 없는 ‘장협착증’을 앓으며 음식을 먹기만 하면 토하기 일쑤였고, 수술까지 받았지만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
박 할아버지는 어느 날 ‘라면을 먹으면 속이 확 풀어진다’는 지인의 말에 라면을 먹고 편안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거짓말처럼 속이 뻥 뚫리는 시원함과 함께 오랜만에 포만감을 느꼈다”며 “이제 살았다는 생각과 삶의 희망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라면에 눈뜬 박 할아버지는 여러 라면을 맛보며 속이 편한 라면을 찾았다. 그중 가장 몸에 잘 맞았던 라면은 안성탕면으로 박 할아버지는 올해 91세가 됐지만 여전히 30년 동안 안성탕면만 고집하고 있다. 노환으로 귀가 잘 안 들리는 것을 제외하고는 몸에 큰 이상 없이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젊었을 때 한 끼에 두 봉씩 먹던 라면의 양은 한 개로 줄었다.
농심 관계자는 “된장으로 맛을 낸 구수한 국물이 박 할아버지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조윤주 기자]
저작권자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