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기르는 애완견처럼 안고 쓰다듬으면서 감정을 교류할 수 있는 '감성 로봇'이 국내에서도 개발됐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7가지 감성을 표현하는 기술이 탑재된 네트워크 기반 로봇인 '코비'(KOBIE)와 '래비'(RABIE) 등 2종의 로봇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들 로봇은 현재는 실험용 수준이지만 상용화단계에서 다양한 응용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ETRI는 이들 로봇 제작에 사용된 감성표현 소프트웨어 등을 로봇제작 업체에 기술이전해 빠르면 내년 말부터 상용화할 계획이다.
특히 코비는 네트워크를 이용, 로봇의 감성표현 핵심기술을 5만원대 저가 임베디드 하드웨어 모듈로 구현함으로써 그동안 중앙처리장치를 갖춘 60만-70만원대 고가형 PC 보드를 채택한 기존 감성로봇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장점이다.
코알라 모양의 코비는 몸에 장착된 24개의 센서를 통해 사람이 만지거나 쓰다듬는 등의 행동을 인식해 놀람, 기쁨, 슬픔, 외로움, 부끄러움, 화남 등의 감정을 생성, 실제 살아있는 동물과 비슷하게 재롱을 부리거나 고개를 흔드는 등의 다양한 상호작용 행동을 보여준다.
또 주인의 얼굴을 알아보고 시선을 맞출 수도 있다.
이 로봇은 애완용뿐 아니라 이용자에게 정서적인 안정과 흥미를 줄 수 있어 앞으로 심리적 안정이 필요한 환자 치료용으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토끼 모양의 래비는 어린이를 위한 교육용 모니터링 로봇이다.
래비는 토끼처럼 팔, 귀를 움직이며 의사표현을 할 수 있고 스스로 돌아다니기도 하며 탑재된 퀴즈게임(스무고개) 등을 영어로 주고 받으며 어린이와 놀아줄 수 있다.
예를들면 '렛츠 플레이'라고 말하면 스무고개 게임을 영어로 주고 받으며 눈의 이모티콘과 팔, 귀의 움직임으로 놀람, 이해, 재촉 등의 감정을 표현하게 된다.
특히 장착된 카메라를 통한 집안 모니터링 영상을 멀리 떨어져 있는 주인 휴대전화으로 보내 집안 경비나 홀로 남겨진 어린이 및 노약자를 돌볼 수 있다.
ETRI는 이들 로봇에 현재 연구를 진행중인 최첨단 '휴먼 행동인식 기술'을 탑재하면 편부모 및 맞벌이 가정의 어린이 보육, 독거노인의 이상 체크, 위급상황 판단이 가능해져 효과적인 휴먼캐어 로봇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감성로봇 개발이 활발하지 않았으나 일본의 노인용 바다표범 로봇 '파로', 미국 MIT의 자폐치료용 '테디베어 로봇', 벨기에의 외로운 어린이용 로봇 '프로보' 둥 해외에서는 이미 많이 보급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