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은 비대면 주식거래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며 두터운 충성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고 지난해 해외파생상품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어나면서 수탁수수료 수익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지난해 수탁수수료 수익은 2403억 원으로 전년도 2416억 원에 비해 13억 원, 비율로는 0.5% 감소했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 수탁수수료 수익 규모가 3조4463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23.6%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키움증권은 거의 타격을 입지 않은 셈이다. 지난해 국내 증시 침체로 수탁수수료 수익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주식거래수수료 수익이 대폭 줄면서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전체 증권사의 지난해 주식거래수수료 수익(코스피+코스닥)은 2조717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8.8%나 줄었다.

실제로 국내 증권사들은 거의 대부분 지난해 수탁수수료 수익이 두 자릿수 비율로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지난해 가장 많은 수탁수수료 수익을 가져간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조웅기)였다. 지난해 미래에셋대우의 수탁수수료 수익은 전년 대비 25.4% 감소한 3432억 원으로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가장 많은 수탁수수료 수익을 거뒀다.
이어 삼성증권(대표 장석훈)과 KB증권(대표 박정림·김성현)이 각각 2786억 원과 2706억 원으로 2위와 3위를 차지했지만 역시 같은 기간 수탁수수료 수익이 20~30% 가량 감소했다.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도 같은 기간 수탁수수료 수익이 26.7% 감소했다.

키움증권의 견조한 실적은 지난해 해외파생상품 거래수수료 수익이 크게 증가하면서 주식거래수수료 수익 감소분을 상쇄시킨 점이 크다. 지난해 키움증권의 해외파생상품 거래수수료 수익은 전년 대비 65.2% 증가한 466억 원에 달했다.
해외파생상품 수수료 수익에서는 교보증권(548억 원) 다음으로 두 번째로 많은데 지난해 해외파생상품에서는 플랫폼의 장악효과로 점유율 40%를 돌파하며 순항하고 있다.
수탁수수료 수익의 60~70%를 차지하는 주식거래수수료 수익은 전년 대비 10.1% 감소한 1605억 원에 머물렀다. 그러나 증권사 무료수수료 이벤트가 장기화되면서 증권사 주식거래수수료 수익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적다는 평가다.

키움증권은 지난 2000년대 초부터 온라인 트레이딩 증권사로서 비대면 주식거래 시장을 선점하면서 막대한 주식거래수수료 수익을 가져가고 있다. 작년 말 기준 키움증권의 개인 브로커리지 점유율은 29.2%이었는데 최근 30%를 돌파하면서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키움증권 리테일 본부의 영업수지는 전년 대비 6% 증가한 3695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부문 수익은 늘지만 리테일 수익이 줄고 있는 다른 증권사와는 정 반대의 모습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시장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환경에서도 키움증권의 디지털 DNA는 개인 점유율 30.3%에 달하며 리테일 부문에서 견조한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면서 "개인 주식투자자 3명 중 1명은 키움을 통해서 거래한 것으로 비대면 계좌개설로 시장 선점효과는 올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