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자사 가입자 간 통화시 요금을 50% 할인해주는 요금상품을 내놓았다. KTF와 LG텔레콤은 통화료를 각각 30~50%, 100% 할인해주는 요금제를 다음달 내놓는다.
이렇듯 외형적으로는 할인요금제마다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서로 짜맞춘 듯이 2500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럼 왜 하필 2500원으로 똑같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SKT가 내놓은 할인요금제를 LG텔레콤, KTF 등 후발주자들이 따라간 결과다. 특히 망내 할인에 강력히 반대해 온 KTF는 SKT의 할인요금제 시행에 맞춰 망내뿐 아니라 아예 망외까지 포괄하는 할인요금제를 서둘러 발표했다. SKT 측은 중다량 통화 이용자들에게 혜택을 주면서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금액으로 2500원을 산출했다는 설명이다.
업체들마다 자사 할인상품의 우위를 강조한다. 그러나 할인요금 상품마다 각각 특성과 변수가 많아 어느 쪽이 혜택이 크다고 꼬집어 말하기도 힘들다. 결국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인하폭은 도토리 키재기 수준으로 서로 비슷하다는 게 정답일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헷갈릴 수밖에는 없다.
망내 할인 허용을 통해 업체들 간의 경쟁적인 요금인하를 촉발시켰다는 면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정부가 나서 요금인하를 압박,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내놓은 할인요금제에 정작 소비자들은 얼마나 차별성을 느낄지는 의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요금인하 여력이 없다며 버티던 이통사들이 이젠 앞장서 요금을 더 내릴 것이라며 호들갑을 떠는 모습도 아이러니컬하다. 2500원이 씁쓸한 이유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