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의 80% 이상을 배당하는 고배당 정책도 유지한 반면,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은 국내 기업의 절반에 그쳤다.
23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 내 외국계 기업(공동지배 제외) 43곳의 실적과 투자, 고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투자액(유·무형자산 취득액)은 3조49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5% 감소했고 직원수는 8만6187명으로 4.3% 줄었다.
외국계 기업은 지난해 외형 확장과 함께 이익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가운데서도 투자와 고용에는 인색했다.
외국계 기업의 작년 매출액은 149조3328억 원, 영업이익은 5조4179억 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8%, 7.4% 증가했다.

43곳의 외국계 기업 중 지난해 투자를 확대한 곳은 29개 기업으로 과반을 차지했지만, 14개 기업의 투자 축소 규모가 증가액보다 커 전체 투자액 감소로 이어졌다. 2018년 외국계 기업 내 투자액 기준 ‘톱3’를 차지했던 에쓰오일(S-Oil), 코스트코코리아, 코닝정밀소재가 지난해 일제히 투자를 줄였다.
에쓰오일의 작년 투자액은 8276억 원으로 2018년(2조417억 원) 대비 59.5% 감소했고, 같은 기간 코스트코코리아(770억 원)와 코닝정밀소재(1800억 원) 투자액도 각각 81.7%, 38.9% 줄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씨앤에스에너지(-89%),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83.3%)와 함께 투자 감소율 기준 상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외국계 기업 43곳 중 16개 기업이 지난해 직원수가 늘었고, 19곳은 감소했다.
한국지엠은 업황 악화와 구조개편 등의 여파로 직원수가 2018년 1만2424명에서 작년 8914명으로 28.3%(3510명) 줄었다.
에쓰오일, 코닝정밀소재, 한국쓰리엠, 금호타이어,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은 투자가 줄어든 동시에 직원수도 감소했다.
CEO스코어는 외국계 기업의 배당성향이 여전히 80%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외국계 기업의 배당금 총액은 2조828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지배기업소유주지분 기준)이 2.5% 줄며 평균 배당성향은 0.7%포인트 높아진 80.7%를 기록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순이익(3144억 원)의 2.1배에 달하는 6550억 원의 배당을 실시, 가장 높은 배당성향(208.3%)을 기록했다. 이어 오비맥주(160%), 볼보그룹코리아(127.2%), 도레이첨단소재(110.7%),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100%), 한국토요타자동차(100%), 유한킴벌리(99.9%), 노벨리스코리아(96.8%), 동서석유화학(93.7%), 한국무라타전자(87.4%) 등이 배당성향 상위 10위를 형성했다.
외국계 기업의 지난해 기부금은 71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했지만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0.05%로 2018년과 같아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작년 국내 기업의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이 0.1%인 것에 비춰 절반 수준이다.
쥴릭파마코리아의 기부금이 1년 새 83.5% 감소한 것을 비롯해 동양생명(-77.9%), 푸본현대생명보험(-69%), 한국지엠(-59.2%), 한국무라타전자(-50%) 등 5곳이 전년 대비 50% 이상 기부금액을 줄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