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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권익포럼, ESG와 소비자 접점 찾기 위한 방향 논의...보여주기식 전락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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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권익포럼, ESG와 소비자 접점 찾기 위한 방향 논의...보여주기식 전락 우려도
  • 최형주 기자 hjchoi@csnews.co.kr
  • 승인 2021.05.1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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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열린 ‘제28차 소비자권익포럼’에서 각계 전문가들이 ‘소비자 중심 ESG 좋은 기업 만들기 의미와 과제’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소비자권익포럼 조윤미 공동대표가 사회를 맡아 진행한 이날 토론은 소비자관점에서 ESG를 바라보고 이를 위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에는 LG경제연구원 고승연 연구위원, 소비자권익포럼 이기헌 소비자ESG위원회 위원장, 법무법인 율촌 변웅재 변호사, 대구YMCA 서병철 사무총장, 공정거래위원회 신동열 소비자정책과 과장이 참석해 ESG와 소비자의 접점을 찾기 위한 내용을 논의했다.

▲줌 화상채팅을 통해 진행된 토론
▲줌 화상채팅을 통해 진행된 토론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LG경제연구원 고승연 연구위원은 “ESG에서 소비자는 어디에 있는가 하는 고민이 있는데 ESG라는 큰 움직임은 자본 시장에 시작됐다”라고 운을 뗐다.

고 연구위원은 “자본 시장이 움직인다는 것은 기업들이 투자를 받기 위해 활동들을 수치화하고 지표화해서 평가하겠다는 것이고 당연히 소비자 이슈가 들어가게 된다”며 “그러면 결국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의 문제가 생기지만 ESG는 최초 비재무 요소로 잡혀있던 것이기 때문에 수치화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ESG에서 소비자는 S에 있고 기업 입장에서 가장 큰 이슈기도 하다”며 “기업이 죽어라 관리하지 않으면 1차로 소비 시장에서 떨어져 나가고 그 리스크가 자본 시장에 투영돼서 투자가 철회되는 방식으로 다시 기업에 돌아온다”고 말했다.

고 연구위원은 발언을 마치며 “최근 글로벌 투자 기업인 블랙락이 기업들의 리스크를 분석하기 위해 AI를 구매했고 이를 통해 비재무재표였던 ESG 분석도 가능하다”며 “최근 ESG는 글로벌하게 통합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재무 지표 중 하나로 회계감사처럼 평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다음으론 소비자권익포럼 이기헌 소비자ESG위원회 위원장이 ESG 달성을 위한 의견을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지금까지 기업이 지향했던 실질적 가치는 소수 대주주 위주의 이익 극대화였다”며 “물론 정부 사업 등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왔으나 실질적으로 얼마나 성과가 있었는지 측정도 어렵고 지표화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ESG가 달성되고 성과가 나타난다면 당연히 기업도 발전을 할 것이고 기업 내외부 사람들이 행복, 편안해지고 복지가 이어지며 환경도 개선돼 많은 글로벌 리스크들이 해결될 것”이라며 “따라서 ESG라는 패러다임은 단순히 끝나서는 안되며 인류 역사와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런 부분을 누가 감시하고 평가하느냐가 중요한데 전통적으로 기업 상품과 서비스 구매하고 소비, 평가하는 소비자가 역할을 해야 한다”며 “또한 정부도 기업 ESG 활동 내역이 실효성이있고 진실된지 직접 나서서 진실성을 감시하고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음으론 법무법인 율촌 변웅재 변호사가 ESG에서 소비자는 어떤 역할을 해야할 지에 대해 토론을 이어갔다.

변 변호사에 따르면 ESG 평가에서 소비자는 ▶ESG 평가로 안전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는 평가 수혜자로서의 지위 ▶평가 요소로서의 지위 ▶ESG 평가자로서의 지위 ▶ESG 평가의 실효성을 담보하는 지위의 네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변 변호사는 “소비자는 하나의 요소이며 ESG 평가를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게 되면 기업에는 강력한 압박 수단이 되기 때문에 결국 소비자가 성공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왜 투자자가 ESG기업에 투자하느냐를 생각해보면 이또한 결국 소비자가 있기 때문”이라며 소비자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구 YCMA 서병철 사무총장은 ESG 평가에서 정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 총장은 “최근 ESG가 유행을 타 화제가 되고 있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논의가 지속되오며 아젠다만 잔뜩 늘어놨다”며 “ESG가 현실적으로 유의미한 평가가 되기 위해선 지역 시민, 지역 소비자들의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서 총장은 “지역의 자본이 해당 지역의 부를 형성하는데 쓰이지 않으면 기업의 환경파괴는 계속 되고 지역 공동체는 붕괴된다”며 “따라서 정부역할이 중요하고 지역은 ESG 평가 모델에서 하나의 독립변수로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신동열 소비자정책과 과장은 기업들이 과연 ESG를 제대로 실천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신동열 과장은 토론을 통해 “현재 공정위는 소비자 중심 경영 인증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며 “이 제도를 어떻게 활성화할까하며 고민하고, 홍보를 강화하고. 기업 끌어들이는 활동을 할 때 ESG 바람이 불었다”고 밝혔다.

신 과장은 “이거 한 물 갔던거 아닌가 했는데 들여다보니 좋은건 다 가져다놨다”며 “그런데 소비자중심경영 인증제도 한 가지도 힘들어한 기업들이 과연 환경과 지배구조에 관계까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ESG가 활성화돼 기업들이 지표를 의식하고 활동하다 보면 지표에 들어가 있지 않은 것들은 소홀할 것이고 보여주기식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가 있다”며 “따라서 소비자가 명시적으로 지표에 들어가 있어야 하지만 ESG 지표에 소비자가 들어갔을 때 기업들이 잘 수긍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지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거 같다”고 우려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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