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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제약바이오, 상반기 수익 줄어도 연구개발비는 늘려...셀트리온, 2000억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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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제약바이오, 상반기 수익 줄어도 연구개발비는 늘려...셀트리온, 2000억 돌파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1.08.19 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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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 상반기 대체로 부진한 실적을 낸 가운데 연구개발 투자는 20%에 가깝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세 곳을 제외한 17개 기업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연구개발비를 늘렸다. 특히 제일약품(대표 성석제)과 일동제약(대표 윤웅섭)은 영업이익 적자를 냈는데도 연구개발비를 40% 이상 늘려 눈길을 끌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20대 상장 제약·바이오사의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8% 늘어난 8조4660억 원으로, 동아ST(대표 엄대식)와 일동제약을 제외한 18개 기업이 매출을 늘렸다.

영업이익은 9726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3% 늘었으나 20개 기업 가운데 9곳이 줄었고 제일약품과 일동제약은 적자 전환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11.5%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0.5%포인트 늘었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과 위탁개발(CDO)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대표 존림)의 영업이익을 제외하면 평균 영업이익률은 9.4%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0.4%포인트 감소했다.
 

조사대상의 절반 이상이 올 상반기에 영업이익 마이너스를 냈으나, 연구개발비는 일양약품(대표 김동연)과 GC녹십자(대표 허은철), 유한양행(대표 조욱제)을 제외한 17개사가 늘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평균 10.6%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약 1%포인트 늘었다.

상반기 기준 연구개발비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셀트리온으로 20개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2000억 원을 넘겼다. 셀트리온은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20% 이상으로 가장 높았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오는 2030년까지 매년 1개 이상의 제품허가 취득을 목표로 보유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 개발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 치료제 렉키로나와 아일리아·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임상이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돼 연구개발비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2020억 원)에 이어 대웅제약(906억 원)과 유한양행(792억 원), 종근당(대표 김영주, 781억 원), 한미약품(대표 우종수·권세창, 728억 원) 등이 700억 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기록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10% 이상인 곳은 셀트리온(22.7%), 일동제약(17.6%), 동아ST(17.1%), 대웅제약(15.5%), 한미약품(13.2%) 등 8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연구개발비를 가장 많이 늘린 곳은 제일약품이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67% 늘어난 174억 원을 기록했다. 

제일약품은 올 상반기 매출이 제자리 걸음을 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할 정도로 실적이 좋지 않았다. 일동제약도 제일약품과 셀트리온(42.4%) 다음으로 연구개발비가 40% 이상 크게 늘었는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마이너스를 보였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신약 개발을 중심으로 R&D를 강화하는 가운데 2형 당뇨병 치료제 IDG16177 등 주요 파이프라인들이 해외 임상에 착수하면서 연구개발비가 지난해 상반기 대비로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일동제약이 보유한 IDG16177은 췌장 베타세포의 'GPR40(G단백질결합수용체40)'을 활성화해 인슐린 분비를 유도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기전을 가진 신약 후보물질이다. 지난 6월 말 독일 1상을 승인받아 내년 완료를 목표로 임상에 착수했다.

이와 반대로 연구개발비가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일양약품(대표 김동연)이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30.6% 감소한 136억 원을 올 상반기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올 상반기 R&D에 다소 인색한 모습을 보였다. 

일양약품은 수년간 신약 연구개발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로 선전해온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도 러시아 3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해 올 3월에 임상 개발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정도언 일양약품 회장 오너일가는 보유 지분을 네 차례에 걸쳐 매도해 코로나19 치료제로 주가를 부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전년동기 대비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일동제약으로 5.2%포인트 늘었다. 이어 셀트리온(5%p), 동아ST(2.6%p), 제일약품(2%p)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일양약품으로 4.5%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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