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화물기사들의 최저임금제에 해당하는 안전운임제 일몰 조항 폐지와 확대 적용을 요구하며 이날 0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안전 운임제는 화물기사들의 적정임금을 보장해 과로와 과적, 과속을 방지하자는 취지로 2020년에 도입됐다. 교통안전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운임인 안전 운임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올해 말까지 3년간 시행하고 폐지될 예정이다.
화물연대는 폭등을 거듭하는 경유 가격으로 인해 안전 운임제 없이는 생계 유지가 곤란한 상황이라며 제도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외 운송료 인상과 지입제(운수회사에 개인 소유의 차량을 등록해 운수회사 이름으로 차량을 운행하는 제도) 폐지, 화물 운송산업 구조 개혁, 노동기본권 확대와 화물노동자 권리 보장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번 총파업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업종으로는 철강과 시멘트, 주류가 꼽히고 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의 주류 출고량이 평소 물량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달 1일부터 6일까지 공장 출고 물량은 평소 출고 물량의 38% 수준이라는 게 하이트진로 측 설명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당장까지는 아니지만 파업이 길어지면 차질은 불가피하다. 물량 공급 안정성 확보를 위해 현재는 다른 운송사와의 추가 계약을 검토 중이며 조만간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연휴 기간에 출하량을 미리 늘려놔서 현재 생산량에는 문제가 없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파업이 장기화될 것을 예상해 용차(운송차량)를 마련하는 등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파업이 이슈로 불거지면서 마트, 편의점 등 일부 소매점에서는 소주와 맥주 사재기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편의점 점주 대다수가 총파업에 따른 주류대란을 예상하고 발주를 미리 해놓은 후 여유 재고를 쌓아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무기한 총파업 강행을 두고 화물기사간 의견도 분분하다. 하청 신분인 데다 일을 당장 하지 않으면 생계가 막막한 이들이 상당한데도 파업 동참을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화물차 1위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영운모'에서는 파업을 독려하는 기사들과 파업동참을 강요하는 기사들에게 불편을 표출하는 기사들간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다.



아울러 물류 차질 최소화를 위해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고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화물차주들을 지원하는 등 비상수송대책을 차질 없이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