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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개발 어디까지…대웅제약·종근당 다국가 2상 앞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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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개발 어디까지…대웅제약·종근당 다국가 2상 앞둬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2.06.2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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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대표 이창재·전승호)의 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이하 IPF) 혁신신약(First-in-Class Drug) 후보물질이 최근 다국가 2상에 돌입하면서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IPF 신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IPF는 폐포벽이 딱딱하게 굳으면서 폐 기능이 저하되는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전 세계 약 300만 명의 환자가 있다. 진단 이후 약 3년의 평균 수명을 보이는 등 예후가 매우 나쁘다. 베링거인겔하임(BI)의 닌테다닙, 인터뮨의 피르페니돈 등이 약제로 사용되지만 폐 기능 저하를 늦추는 수준이며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약제는 전무하다. 

메디컬 언멧니즈(Medical Unmet Needs, 미충족 의료 요구)가 높은 질병이다 보니 다국적 제약사뿐 아니라 대웅제약과 종근당(대표 김영주), 한미약품(대표 우종수·권세창),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대표 이정규)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개발에 속속 참전하고 있다.

이들 제약사가 개발 중인 IPF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종근당의 HDAC6(Histone Deacetylase 6, 히스톤디아세틸라제6) 저해제 CKD-506이 가장 앞선 단계로 파악된다. CKD-506은 다양한 염증성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HDAC6를 억제해 염증을 감소시키고 면역을 억제하는 T세포 기능을 강화해 면역 항상성을 유지시키는 기전을 가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앞서 조지아와 러시아, 우크라이나, 체코, 폴란드 등 유럽 5개 국가에서 진행된 전기 2상에서 IPF 신약으로서의 개발 가능성을 확인하고, 올 하반기 IPF를 적응증으로 한 후기 2상에 진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의 PRS(Prolyl-tRNA Synthetase) 저해 항섬유화제 DWN12088도 오는 9월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 진행되는 다국가 2상에 돌입한다. PRS는 콜라겐 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인데 DWN12088은 콜라겐 생성에 영향을 주는 PRS 단백질의 작용을 감소시켜 섬유증 원인이 되는 콜라겐의 과도한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이 물질은 2019년 FDA(미국 식품의약국)로부터 IPF 희귀의약품(Orphan Drug Designation)으로 지정됐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다국가 2상에서 항섬유화 효과(Human Proof Of Concept)를 입증하고 기존 치료제들을 능가하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혁신 신약으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IPF 외에도 피부와 신장, 간, 심장 섬유증 등 여러 섬유 희귀질환에 대한 적응증을 점차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이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NonAlcholic SteatoHepatitis) 신약으로 개발하는 GLP-1/GIP/GCG 삼중 작용 바이오 신약 HM15211(LAPS-Triple Agonist, 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도 IPF 치료 가능성이 전임상 모델에서 확인돼 적응증 확대를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HM15211은 대웅제약 DWN12088과 마찬가지로 2021년 FDA로부터 IPF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한미약품 측은 미충족 의학적 수요가 높은 염증·섬유화 분야에서 고통 받는 환자들을 위해 조속한 상용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IPF 신약 후보물질을 3개나 보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먼저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으로 자체 개발 중인 BBT-877이 2상을 앞두고 있다. 이 물질은 각종 섬유화 질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오토택신(Autotaxin)이라는 효소 기능을 저해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BBT-877은 과거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BI)에 약 1조5000억 원 규모로 기술 이전됐는데, 파트너사의 전략적 판단으로 2020년 권리가 반환됐다. 브릿지바이오는 올해 안으로 BBT-877 2상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3월에는 셀라이온 바이오메드(대표 김성진)의 이온채널 조절제 BBT-301을 도입하기 위한 옵션 계약을 약 290억 원 규모로 체결했다. 4월에는 샤페론(대표 이명세)의 GPCR19(G 단백질 결합 수용체 19) 활성화 물질인 BBT-209를 약 300억 원 규모로 도입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브릿지바이오 측은 전임상 단계의 두 물질을 복용 편의성이 높은 경구제로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이정규 대표는 "당사의 IPF 신약 글로벌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섬유화 질환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전략적으로 강화하면서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병하는 섬유화 질환에 고도화 된 치료 옵션을 선보일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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