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엇갈리고 있지만 두 회사는 공통적으로 의존도가 높은 중국 시장에서 탈피해, 북미 등 해외 시장 발굴에 주력하고 대체 성장 동력을 찾는데 힘쓸 방침이다.

중국 재봉쇄 가능성에 따라 올 하반기에도 중국의 봉쇄 영향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LG생활건강은 실제 중국 봉쇄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실적이 부진했다. 1분기 중국 매출은 218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9.2% 떨어졌고 같은 기간 화장품 부문 매출액 비중도 42.5%로 전년 대비 14.4%포인트 감소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25일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했지만 최근 상하이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해 재봉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특정 판매 채널과 브랜드의 의존도가 높은 이 회사는 면세점 회복도 더딜 것으로 분석됐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면세점 매출 비중은 41%, 브랜드 후(whoo)의 매출 비중이 66%나 차지하며 특정 채널과 브랜드의 매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으로 평가된 상황에 중국 입출국 제한으로 중국 보따리상이 들어오지 못해 면세점 회복도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안타증권 박은정 연구원은 “5월부터 중국 상해에 위치한 LG생활건강 거점 물류센터 운영이 재개됐으나 봉쇄 전에 드러났던 단일 브랜드, 일부 제품으로 집중된 구조의 한계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최근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최악의 상황이었던 중국 영향으로 뷰티 사업 성장이 어려웠다”면서 “중국 시장의 대도시 봉쇄 등 영향으로 현재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화장품 부문 올해 매출 전망치는 2조6047억 원~2조7781억 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 전망치의 경우 두 증권사의 의견이 갈렸다. 유안타증권은 이 회사의 영업이익을 29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0.3% 감소할 것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3512억 원으로 17.1% 증가할 것으로 봤다.
유안타증권은 영업이익 감소 요인을 중국 봉쇄에 따른 일시적 감소로 분석해 의견이 갈렸으나 두 증권사는 설화수(sulwhasoo)의 브랜드력, 중국 내 일부 브랜드 매장 축소에 따른 고정비 감축 등에 의한 매출 증가라는 의견은 일치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와 중국에 있는 로드샵 브랜드 에뛰드하우스(etude house)와 이니스프리(innisfree) 매장 축소를 본격화하고 있다. 비수익 채널을 정리하고 온라인 등 핵심채널을 통해 수익성 제고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에뛰드하우스의 매출은 지난 2018년 2183억 원, 2019년 1800억 원, 2020년 1113억 원, 2021년 1056억 원으로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회사는 고정비 축소를 위한 매장 축소에 나섰다. 이에 따라 에뛰드 매장 수는 지난해 약 100여개 축소해 현재 대략 70개 정도 남아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현지에서는 이니스프리 매장과 백화점 내 라네즈(laneige)와 마몽드(mamonde) 매장을 축소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니스프리 매장수는 올해 약 200개를 정리해 올해 연말에는 약 100여개 남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라네즈와 마몽드 매장 감축에 대해서는 회사에서 밝히지 않아 알 수 없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니스프리 외에 특정 브랜드 매장 감축에 대해 자세히 언급할 수 없으나 최근 시장 상황에 따라 일부 브랜드 매장이 축소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회사의 럭셔리 브랜드로 꼽히는 설화수는 특히 온라인 채널에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아시아 지역의 실적이 부진했으나 설화수 브랜드력으로 북미 지역에서는 63%의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중국 내에서도 설화수 중심의 온라인 매출은 증가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국내외 어려움을 겪었으나 온라인 채널의 성장세와 신제품 등 출시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 박은정 연구원은 “중국 봉쇄 영향 확대로 2분기 실적 하락이 예상되나 매장 축소 등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 방어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올해 실적 개선을 위해 북미 시장 등 해외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비교적 중국 내 의존도가 높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새 보금자리 찾기에 힘주고 있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LG생활건강은 북미 시장 등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4월 '더크렘샵'의 지분을 인수했다. 이는 미국 MZ세대들의 K-뷰티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고 다양한 SNS 마케팅을 펼쳐 현지 MZ세대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지난 5월 일본 훗카이도에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연구 기지를 세웠다. 글로벌리 청정 지역으로서의 인지도가 높은 홋카이도의 이미지를 활용해 일본 시장뿐 아니라 북미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건립이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주요 브랜드 설화수의 온·오프라인 채널 강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에서 세포라와 같은 화장품 전문점 MBS채널 중심으로 입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니스프리의 북미 매출은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브랜드 라네즈는 지난해 방탄소년단 립 슬리핑 마스크 에디션 출시를 시작으로 올해 ‘포브스’, ‘인스타일’, ‘하퍼스 바자’ 등 주요 패션·뷰티 매체들과 유명 인플루언서 등과 협업하며 현지 고객들에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앞으로 그동안 맺어왔던 업무협약을 통해 피지오겔, 크렘샵 등의 시장 및 유통망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해 커머스, 콘텐츠, 커뮤니티 역량 강화를 통해 팬덤을 구축하고 디지털 기술을 통한 미래 성장 기반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