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오는 20일 이커머스 물류에 대해 ‘도착보장’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이용자에게 구입한 제품의 도착일을 알려주고 약속한 도착일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소정의 보상금(네이버페이 1000포인트)를 지급하는 것이다. 이는 쿠팡 '로켓배송'에 대응하는 네이버의 속도전 카드다.
이로써 이커머스 양대 산맥인 네이버-쿠팡의 경쟁 구도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자체 배송 서비스인 ‘로켓 배송’으로 속도 우위를 점하고 있었는데, 이커머스 경쟁사인 네이버가 ‘도착 보장’이라는 빠른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물류 속도전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와 쿠팡간 양강 구도로 굳어져 가고 있는데 양사는 서로 다른 물류 전략을 갖고 있다. 네이버는 협력 네트워크고 쿠팡은 자체 네트워크다.
네이버는 물류센터가 없고 필요한 것은 모두 협업을 통해 진행해 왔다. CJ대한통운, 파스토, 품고 등 물류 업체와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네이버는 물류를 전적으로 물류사에 맡기고 판매자가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오픈마켓 생태계 구축에 힘써 판매자와 물류사를 연결하는 장을 만들어 놓았다.
반면 쿠팡은 자체적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시스템이다. 쿠팡은 전국에 100여 개 넘는 대형 물류창고를 구축해 풀필먼트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쿠팡은 상품을 직매입해 직접 판매부터 배송까지 한 번에 진행하고 있다. 밤에 주문하면 아침에 받을 수 있는 ‘로켓 배송’이 가능한 이유다.
쿠팡은 자체 물류망 구축을 위해 설립 이후 12년간 6조2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장기 빌드업으로 구축한 시스템으로 올해 3분기 창사이래 처음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물류 서비스를 고도화함으로써 쿠팡과 본격적인 이커머스 대결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쿠팡은 최근 물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쿠팡은 자회사를 통한 택배 사업을 강화했는데, 배송인력(쿠팡맨)을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택배 운송사업자)로 이동시킨 것이다. 쿠팡이 일반 택배인 '3자 물류(3P)'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것.
쿠팡이 일반 택배까지 영역을 넓혀 간다면 CJ대한통운. 한진 등 기존 택배업체와의 격돌이 불가피해진다. 첨단 기술과 막대한 인프라로 무장한 쿠팡이 택배업계 전체에 어떤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류업계 전문가들은 "쿠팡이 곧바로 당장 일반 택배를 시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면서도 이번 인력 이동을 일반택배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