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감독원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조7770억 원이다. 이중 정유 부문이 2조1890억 원이며 석유화학, 윤활기유 등 비정유 부문이 5880억 원이다. 비중으로 따지면 비정유 부문 21.2%, 정유 부문은 78.8%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8년 당시 문종박 대표 체제에서 정유 부문 비중 줄이기를 선언한 바 있다. 그해 5월 롯데케미칼과 2조7000억 원 규모의 올레핀과 폴리올레핀을 생산하는 HPC를 신설하기로 하는 등 본업인 정유에서 벗어나 사업다각화를 통한 종합에너지 기업 비전을 달성하겠다는 것이 목표였다.
비정유 부문 영업이익 비중을 2017년 33%에서 2022년 45%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체적 목표도 제시했다.
하지만 올해 수치는 거꾸로 가고 있다. 2018년 11월부터 강달호 대표 체제로 바뀐 가운데 현대오일뱅크의 비정유 부문 영업이익 비중은 현재 2017년 당시보다 오히려 10%포인트 이상 줄었다.
지난해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1조1424억 원을 기록하며 비정유 부문 비중도 50.6%, 목표치를 넘겼지만 올해 들어 크게 낮아진 것이다.
아직 4분기가 합산되진 않았지만 11월, 12월은 정유업의 성수기다. 실제 정제마진도 11월 들어 오름세라 비정유 부문 비중 확대가 쉽지 않아 보인다.
파이를 키우는데만 성공했다. 2018년 당시 석유화학 사업 확대로 2022년 영업이익 목표를 2조2000억 원으로 설정했는데 3분기 기준 2조7770억 원으로 이미 넘어섰다.
정유업은 업계 특성상 국제유가나 환율 등 대외변수에 따라가는 경향이 크다. 정유사들은 올해 2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수급 차질 우려로 국제 유가나 정제마진 초강세 등의 혜택을 누렸다. 현대오일뱅크도 2분기 사상 첫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다만 올해 2분기를 빼도 비정유 영업이익 비중은 24.5%로 낮은 편이다.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설비인 HPC 상업가동도 예상보다 늦어졌다. 지난해 11월 가동이 목표였으나 당시 올레핀 시황이 좋지 않아 시기를 미루면서 수익 창출에도 어려움이 생겼다.
이어 “HPC에서 올레핀뿐 아니라 태양광 패널 소재인 EVA 등도 생산이 가능하다. 바이오와 기초소재와 에너지 소재, 이차전지 소재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계속해서 진행할 예정”이라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