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당국은 대출하라 눈부라리지만...저축은행 "역마진나는데 어떻게..." 난감
상태바
당국은 대출하라 눈부라리지만...저축은행 "역마진나는데 어떻게..." 난감
  • 원혜진 기자 hyejinon8@csnews.co.kr
  • 승인 2023.01.19 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저축은행들이 수익성 악화로 대출 축소에 나서자 금융당국이 "대출 공급을 차질 없이 이행하라"며 압박하고 나섰다. 

저축은행 업계는 예대 마진 축소, 조달금리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당국이 지원책 없이 '채찍'만 꺼내든다며 난감한 표정이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19일 "금융사가 오죽하면 대출을 줄이겠냐. 대출을 축소하는 것은 조달금리 급등, 부실 리스크 등 시장 환경이 그만큼 악화된 영향"이라며 "손실을 감수하고 대출을 공급하라는 건 무리한 요구"라고 불만스러워했다. 

앞서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신규 신용대출을 중단했다가 재개했고 웰컴저축은행도 중금리대출을 중단한 바 있다. 신한·예가람·대신·고려·DB저축은행 등은 햇살론 신청을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웰컴·페퍼·대신 등 10개 저축은행에선 대출 중개 플랫폼을 통한 대출 신청을 받지 않고 있으며 대출을 취급하더라도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심사를 한층 까다롭게 보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대출 축소에 나선 이유는 조달금리가 연 12% 수준으로 급등하는 등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저축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예적금 금리를 올린 상황인데, 이에 반해 대출금리는 법정최고금리(20%) 제한 때문에 크게 손을 보지 못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저축은행의 정기예금(1년 만기)과 대출 금리 차이는 6.14%포인트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대비 예대금리차는 1.13%포인트 좁혀졌다. 예대금리차는 보통 7%대로 유지되는데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6%포인트대 초반까지 줄어든 것이다. 

더구나 저축은행 이용자가 주로 중저신용자인 만큼 경제 여건 악화 속 부풀어가는 부실차주 리스크도 떠안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최근 저축은행에 원활한 대출 공급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16일 이세훈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서민금융 현황 점검회의'에서 "리스크관리나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신규대출을 중단하는 등 시장여건 변화에 따른 위험부담을 금융소비자에게 모두 전가하는 행태는 지양돼야 한다"며 "은행·저축은행 등 전 금융권에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및 중금리대출의 올해 공급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할 것"을 당부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서민금융 기관으로서 이용자들이 최대한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다만 안정적인 영업이 동반되어야 하고 리스크 관리에도 책임을 다해야 한다. 당국이 저축은행에 대해 일방적인 책임전가 보다는 이를 위한 정책적인 서포트를 함께 해줘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중소형 저축은행 관계자도 "현 시점에서 대출 규모를 조정하는 것은 생존과 연관된 문제다. 시장 상황이 우선적으로 바뀌어야 숨통이 트이지 않겠냐"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원혜진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