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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2세' 박승준 시대 여는 이건그룹 수익성 부진, 재무건전성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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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2세' 박승준 시대 여는 이건그룹 수익성 부진, 재무건전성 '빨간불'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3.03.1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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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홀딩스(대표 안기명)의 지난해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자금 지급여력과 차입금의존도 등 재무지표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창업주 박영주 회장이 별세하면서 그룹을 총괄하게 될 장남 박승준(57) 사장 입장에서는 수익성 제고와 재무건전성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이건그룹 측은 박 사장의 회장 승진과 경영전략에 대해서는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1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장사 2곳과 비상장사 8곳으로 이뤄진 이건그룹의 지주사 이건홀딩스는 지난해 매출이 5076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6.9%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21억 원으로 42.9%나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4.4%로 전년에 비해 반토막 났다.

코로나 특수로 호황을 누리던 목재 사업이 지난해부터 가격 하락세를 맞이하면서 수익성이 부진했다. 상장 대표기업인 이건산업(대표 박승준‧이길수)은 매출의 절반 이상이 목재 사업에서 발생한다.

예년 수준보다 영업이익 규모가 늘어난 것은 그나마 위안거리지만,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건축과 함께 목재 시장이 당분간 침체가 예상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이건홀딩스의 이자비용은 82억 원으로 영업이익의 37%에 달한다. 이자비용은 전년에 비해 50.4% 증가했다. 차입금 규모는 약 2300억 원으로 비슷하지만 금리가 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의존도는 32.3%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최근 5년간 32%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통상 차입금의존도는 30% 이상이면 위험 수준으로 본다. 업계에서 경쟁 기업으로 꼽히는 성창기업지주(대표 우인석)는 지난해 말 차입금의존도가 13.2%다.

이건홀딩스는 부채비율도 최근 4년간 130% 이상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마찬가지로 성창기업지주는 37.7%, 한솔홈데코(대표 김경록)는 108.2% 등으로 이건홀딩스보다 낮다.

기업의 대금 지급여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도 지난 5년간 100% 미만에서 움직이고 있다. 통상 150% 이상을 안정적이라고 본다.

이건그룹은 지난 6일 창업주 박영주 회장이 별세하면서 장남인 박승준 이건산업 사장 시대를 본격 맞이했다.

3월 2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건홀딩스는 창업주가 맡고 있던 사내이사 자리에 박 사장을 선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박 사장의 회장 취임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알려진 바 없다. 박 사장은 2013년부터 이건산업 대표를 맡고 있다.

그룹 지배력은 문제없다. 박 사장은 지주사인 이건홀딩스 지분 29.74%를 지닌 최대주주다. 창업주가 보유한 13.42%를 법정 상속비율대로만 나눠도 박 사장의 지분율은 33% 이상이 된다.

박 사장 입장에서는 법정 상속분을 통해 지분을 19%로 늘린 모친과 동생이 40%가량의 소액주주를 등에 업는 가족 상잔만 벌이지 않으면 된다.

이건그룹 측은 박 사장의 회장 취임과 재무건전성 개선에 대한 질의에 현재로선 공개할 만한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건그룹은 이건홀딩스와 이건산업 등 상장사 2곳과 이건그린텍, 이건창호, 이건에너지 등 비상장사 8곳 등 총 10개의 계열사로 구성돼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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