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 20곳의 이자비용이 일제히 증가한 가운데, 특히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 신영증권, IBK투자증권 등 4곳은 200% 이상 높은 비용 증가율을 보였다.
1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자기자본 규모 상위 20개 증권사의 이자비용은 6조515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0%나 급증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라 환매조건부채권 매도, 매입 과정에서 이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도 같은 기간 129% 증가한 9287억 원으로 9000억 원을 넘겼다. 차입금이자, 발행어음이자, 콜머니이자 등이 고루 불어났기 때문이다. 투자자예탁금이용료도 188억 원에서 435억 원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증권사들은 고금리 기조에 유동성 경색까지 겹치면서 자금 확보에 난항을 겪었다. 실제로 국내 채권시장에서 우량 회사채와 국채금리 간 차이인 신용 스프레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인 1.6%포인트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A1 증권사 단기물 역시 유통시장에서 6%에 거래되는 등 전단채(전자단기사채, A1~A3 등급) 금리 급등으로 최고 8~10%대를 형성한 바 있다.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 신영증권, IBK투자증권 등은 이자비용이 20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의 이자비용은 지난해 3110억 원으로 전년 1014억 원 대비 207% 증가했고, 하이투자증권이 1389억 원으로 같은 기간 258% 급증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유동성장기부채, 사채, 리스부채 등의 증가로 인해 이자 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키움증권의 경우 부채에 대한 이자를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이자보상배율이 2.1배로 증권사 가운데 가장 양호하게 나타났다.
이외에도 신영증권이 지난해 70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3% 이자비용 지출 규모를 늘렸고, IBK투자증권이 686억 원을 기록하며 32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원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