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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전환 검토 중인 대구은행...성공 가능성은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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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전환 검토 중인 대구은행...성공 가능성은 "글쎄요?"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3.07.0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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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대구은행(행장 황병우)이 시중은행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성공 가능성에 대해 금융권은 반신반의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환 주체인 대구은행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지만 이미 과점체계가 견고한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영업망 확장 ▲상품 경쟁력 확보 등이 가능할 지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반면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시 조달금리 경쟁력 강화와 영업망 확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화되고 수익성이 증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피력하고 있다.   

◆ 수도권 영업력 집중하는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 내심 기대

시중은행 진출설이 나오기 전부터 대구은행은 수 년 전부터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수도권 영업망 확장에 나선 바 있다.

올해 초 부임한 황병우 행장 체제에서도 대구은행은 공단이 밀집된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기업금융 점포를 확장했다. 올해 상반기 경기도 성남금융센터를 개설하는 한편 인천금융센터를 확장 이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9년부터 도입한 기업영업전문역(PRM) 제도를 통한 수도권 영업망 확대도 효과를 보고 있다. 기존 시중은행에서 잔뼈가 굵은 은퇴 영업맨들을 계약직으로 영입해 1인 지점장 형태로 수도권 지역 영업에 나서는 것으로 매년 대출잔액이 우상향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PRM 채널을 통해 유입된 누적 대출잔액은 2조4785억 원으로 1년 만에 잔액이 약 7700억 원 가량 증가했다. PRM 제도 도입 후 수도권 지역 기업대출 증가율은 33.6%에 달한다. 

코로나 팬데믹 전후로 지역경제가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점도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검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발표한 '지역경쟁력 지수'에 따르면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에 대구는 10위, 경북은 16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을 통해 영업망 확장을 통한 소비자 후생 증대와 시중은행 편입으로 인한 조달금리 격차 완화를 통해 수익성 증대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DGB금융 관계자는 “금융당국 TF를 통해 은행권의 경쟁을 유발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한 뒤 시중은행 전환을 검토하게 되었다”면서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수도권 지역에서의 성과와 비대면 시장 확장을 통한 결과물을 통해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 전문가들 "5년 이상 장기관점으로 봐야".. 일각에서는 "지방은행 경쟁력 강화가 우선"

전문가들은 대구은행이 실제로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더라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5년 이상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은행권 진출을 예로 들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은행권 혁신을 위한 '메기역할'로 등장했지만 기존 은행들과 경쟁할 수 있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갖추는데만 5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여신 시장의 경우 지난해 카카오뱅크가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하면서 시중은행과 본격 경쟁체계가 잡혔다는 반응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대형 시중은행의 과점체제를 깨기 위한 시중은행 플레이어의 참여를 유도한다면 지방은행 뿐만 아니라 조합형 금융기관의 시중은행 전환도 필요하다면 검토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박선종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지방은행에 대한 영업지역 확대는 시장 수요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신협 등 조합형 금융기관의 시중은행화는 서민금융의 공공성을 감안하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며 과거 농협과 수협중앙회가 은행업 인가를 받은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수 년 전부터 지방은행들이 수도권 지역에 점포망을 확장하고 있었고 모바일 뱅킹도 공격적으로 외연을 넓히는 등 시중은행과 사실상 동일한 환경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검토 결정이 의아하다는 반응도 있다. 
 

▲ (왼쪽부터) 황병우 대구은행장, 진영수 iM뱅크 대표
▲ (왼쪽부터) 황병우 대구은행장, 진영수 iM뱅크 대표

특히 대구은행의 경우 모바일뱅킹 브랜드 iM뱅크 담당 본부장을 올 들어 대표로 승격하고 iM뱅크 서울본부를 확대하는 등 수도권 시장 공략이 적극적이다. 

지방은행들의 발목을 잡았던 중소기업 의무대출비중도 과거 60%에서 이 달부터 시중은행과 동일한 50%로 낮아지면서 규제 차익도 사라지게 되었다. 오히려 시중은행 전환으로 인해 지역 시금고 유치나 지역고객 감소 등 집토끼 이탈 우려도 제기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라는 대형 이벤트가 발생했지만 막상 알맹이가 없다는 평가가 은행권 전반에서 벌써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지방은행을 살리기 위해 시중은행 전환이 아닌 본질적으로 지방은행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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