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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올들어 편의점 특화점포·공동점포 출점 '뚝'...지지부진 속사정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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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올들어 편의점 특화점포·공동점포 출점 '뚝'...지지부진 속사정 있나?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3.08.10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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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점포 통·폐합으로 인한 고객불편을 줄기이 위해 은행들이 편의점 특화점포와 은행 공동점포 등 다양한 형태의 점포를 선보였지만 올해는 추가 출점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해당 점포들이 파일럿(실험) 형태이고 추가 출점을 위해 제휴업체 간 조율이 필요하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은행들이 특화점포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 점포 폐쇄 작업에 제동을 걸고 추가 통·폐합이 진행되지 않으면서 대안으로 제시된 특화점포들의 출점 속도가 늦춰진 측면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 편의점 점포는 하나·대구·경남은행 1곳씩... 은행 공동점포는 없어

주요 은행들은 지난 2021년 하반기부터 유통업계와 손잡고 특화점포 출점에 나섰다. 전국적으로 분포된 편의점 내에 화상상담이 가능한 스마트텔러머신(STM) 등 무인기기를 설치해 편의점 특화점포를 만들었다. 

하나은행이 BGF리테일과 제휴를 맺고 2021년 10월 CU편의점에 특화점포 문을 처음 열었고 신한은행은 GS리테일과 함께 GS25 편의점과 GS더프레시 슈퍼마켓에 특화점포를 선보였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지난해 각각 이마트24와 이마트에브레데이에 특화점포를 열었다.
 

▲ 신한은행-GS25 특화점포
▲ 신한은행-GS25 특화점포

그러나 올 들어 신규 출점에 나선 곳은 하나은행(CU)과 대구은행·경남은행(세븐일레븐) 등 3곳 뿐이다. 신한·국민·우리은행은 아직까지 올해 신규 출점 편의점 특화점포가 없다. 

지난해 대형 시중은행들이 선보였던 은행 공동점포도 올해 신규 출점 소식이 없다. 

은행 공동점포는 기존 은행 폐점 점포 부지를 활용해 두 은행이 나눠 사용한다는 점에서 비용절감과 고객 편의성 증대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지난해 4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처음 선보였고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그 해 9월 경기도 양주와 경상북도 영주에 선보였지만 올해 추가 출점은 없었다. 

편의점 특화점포의 경우 업체들마자 입장차가 첨예하게 다르다. 은행과 편의점 모두 비용절감과 집객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꾸준히 지켜볼 만한 사업 모델이라는 평가가 우선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복합점포로 은행은 비용절감과 고객접점을 확보하고 편의점은 집객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제휴를 맺은 은행 측에서도 효과가 좋아 점포 선정도 꾸준히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해 4월 은행권 최초 공동점포를 경기도 용인에 선보였다.
▲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해 4월 은행권 최초 공동점포를 경기도 용인에 선보였다.

반면 은행 영업점 내점 고객이 지속 감소하는 상황에서 '풀뱅킹서비스'가 아닌 주요 기능 위주로 구현되는 특화점포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화점포는 결국 자발적 참여보다는 외부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측면이 큰데 편의점 특화점포는 서비스는 한정되면서 모객 효과도 크지 않는 상황"이라며 "풀뱅킹 서비스 제공이 안된다는 점에서 수요자(고객)와 공급자(은행) 모두 유용하지 않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 평가"라고 밝혔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도 "필요한 곳이 있으면 출점할 수 있다는 원칙이지만 무작정 확대하는 것이 좋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효율성과 고객 편의성 그리고 기존 점포 이용률 등을 따져 출점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공동점포의 경우 영업점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대체재로서의 역할은 충분하다는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은행마다 선호하는 입지가 다르고 공동운영 방식이다보니 협의사안이 많다보니 출점을 위한 의사결정 과정이 길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최근 점포 폐쇄 공동절차를 강화하고 은행 점포 폐쇄 공시를 분기별로 시행하도록 하는 등 점포 폐쇄 조건을 까다롭게 제시하면서 사실상 은행들이 점포 통·폐합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특화점포나 공동점포 출점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또 다른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공동점포와 편의점 특화점포를 취급하게 된 계기가 점포가 통폐합되거나 축소 계획이 있던 곳에 대안이었기 때문"이라며 "현재 은행들의 점포 통폐합 계획이 사실상 없다보니 이러한 대체점포들도 섣불리 구축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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