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한국과 베트남 지분법 이익 산출시 충당금 적립 기준의 차이에 따른 일회성 요인으로 실제 충당금 적립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와 별개로 하나은행과 BIDV는 단순 지분 투자자 관계를 넘어서 인적교류와 비즈니스 협업을 통해 베트남 시장에서의 시너지를 강화하고 있다.

21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하나은행 재무재표상 BIDV 지분법 손익은 335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지분법 손익 규모(1607억 원)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분법 이익 산출시 반영되는 전환충당금 기준이 한국과 베트남이 달라서 지분법 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잡힌 것"이라며 "은행 차원에서 실제로 충당금을 더 쌓은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른 시중은행들은 베트남 시장에 직접 현지법인을 설립해 현지화에 나서는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하나은행은 호치민과 하노이에 영업점을 설립하고 현지 은행에 지분 투자를 하는 투트랙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타 시중은행과는 다른 접근 방식이다.
올해는 충당금 산정 방식으로 인해 손익이 줄었지만 하나은행의 이러한 전략은 현재까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하나은행이 보유한 BIDV 지분 장부가액은 1조7403억 원으로 최초 지분 매입가 대비 6959억 원 상승했다. BIDV가 지난해 세전이익이 전년 대비 71% 증가한 1조2200억 원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이어가면서 하나은행의 지분 가치도 동반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BIDV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하나은행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되는 BIDV 지분법 손익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 2020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누적 지분법 손익은 3347억 원, 여기에 누적 배당금 290억 원을 포함하면 지분 인수 이후 연결 재무재표상 반영된 이익은 3637억 원에 달한다.
미실현된 장부가액 상승분까지 반영하면 실질적으로 지분 인수 이후 1조 원 이상의 성과를 거둔 셈이다.

재무적 성과 외에도 하나은행은 BIDV의 전략적 투자자로서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분 인수 이후 시너지 추진단을 베트남 BIDV 주요 부서로 파견해 사업 노하우를 공유하고 공동 과제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협업을 이어갔다. 특히 리테일 확대와 리스크 개선방안 등을 BIDV가 적극적으로 벤치마킹 하도록 조력했다는 후문이다.
그 결과 지분인수 이전 BIDV는 대출자산 70% 이상이 기업대출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소매금융(리테일) 비중이 40%를 상회할 정도로 기업금융과 리테일 영업 비중이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
반면 하나은행은 BIDV가 가진 1000여 개 이상의 영업망을 활용해 현지 호치민·하노이 지점을 중심으로 연계영업을 통한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과거에는 한국계 기업 대상 여신거래에 한정됐지만 BIDV와의 협업 이후에는 베트남 현지기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하나은행 호치민 지점이 한국계 은행 최초로 베트남 현지기업 신디케이트론 주선은행을 맡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