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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IRP 퇴직연금 시장 경쟁 불붙었다...전용 플랫폼‧특화 점포 개설 등 고객 유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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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IRP 퇴직연금 시장 경쟁 불붙었다...전용 플랫폼‧특화 점포 개설 등 고객 유치전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3.11.1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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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퇴직연금 경쟁이 올해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이 연금 플랫폼을 만들고 특화 점포를 내는 등 대고객 접점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중심으로 고객층이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타 업권보다 고객층이 두텁고 점포 네트워크가 탄탄한 은행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모습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은행권 퇴직연금 누적 적립액은 작년 말 대비 6.5% 증가한 110조997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퇴직연금 업권 점유율에서도 은행권은 51.5%에서 52.0%로 0.5%포인트 상승하며 은행들이 퇴직연금 시장 과반 이상을 점유했다. 
 


해당기간 퇴직연금 적립액이 2조 원 이상 순증한 금융회사 4곳 중 3곳도 시중은행이다. 하나은행이 2조8780억 원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미래에셋증권(2조5966억 원), KB국민은행(2조5882억 원), 신한은행(2조2085억 원) 순이었다. 

은행권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고성장을 이어가는 비결로는 대중 고객들을 위한 마케팅 전략이 주효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부터 급성장하고 있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시장 확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4월 법개정을 통해 55세 이전 퇴직시 퇴직연금을 IRP로 의무수령하도록 제도가 바뀌면서 각 금융회사들은 그동안 고착화 되어있던 DB형과 DC형에서 벗어나 IRP 시장을 집중 공략하기 시작했다. 개인고객 스스로 가입해야하는 특성상 고객 마케팅이 중요했고 고객 네트워크에 장점이 있는 은행들은 자체 브랜딩과 특화센터 확장으로 대응했다. 
 

▲ 지난해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를 오픈한 신한은행은 1년 만에 10만 명 이상 고객 상담건을 기록했다.
▲ 지난해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를 오픈한 신한은행은 1년 만에 10만 명 이상 고객 상담건을 기록했다.

은행권 퇴직연금 1위 사업자인 신한은행은 지난해 3월 업계 최초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를 만들었는데 1년 간 10만 명 이상 고객들에게 맞춤 상담을 실시했고 그 결과 지난해 DC형 퇴직연금과 IRP에서 은행권 최고 수익률을 달성하기도 했다. 올 들어서는 모바일 뱅킹앱 SOL 내에서 비대면 고객 수익률 관리를 담당하는 '신한은행 연금케어' 서비스도 새롭게 선보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를 점진적으로 확장해 고객관리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고객관리 시스템 고도화로 비대면 관리도 강화할 예정"이라며 "고객관리를 최우선으로 고객의 안정적 노후자산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금융권에서 퇴직연금 적립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하나은행도 지난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자체 연금 브랜드 '하나 연금닥터'를 통해 ▲전문화된 퇴직연금 전담 컨설팅 조직 구성 ▲연금손님관리센터를 통한 1대1 맞춤형 컨설팅 지원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7월 말에는 연금자산 1억 원 이상 보유 고객 전용 대면상담 채널인 '연금 더 드림 라운지'도 오픈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연금손님관리센터는 방치되기 쉬운 연금자산을 찾아 전문상담원의 맞춤상담을 통해 고객의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운용을 지원해드리고 있다"면서 "연금 VIP 고객을 위해서는 종합적인 은퇴상담과 전문적인 자산관리 상담을 제공하는 연금 더 드림 라운지를 5개소 운영 중인데 내년에도 손님케어서비스는 지속적으로 확대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 우리은행도 지난해 4월 비대면 연금조직 관리조직인 연금고객관리센터를 신설하고 지난 달부터는 영업점에서 퇴직연금을 전담 관리하는 '연금전문가' 167명을 주요 금융센터에 전담 배치하며 고객 접점을 늘렸다. 
 

▲ 올해 하반기부터는 주요 지방은행들도 퇴직연금 전담 고객센터를 연달아 오픈하면서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 올해 하반기부터는 주요 지방은행들도 퇴직연금 전담 고객센터를 연달아 오픈하면서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다만 타 업권에 비해 여전히 은행 퇴직연금이 중·저위험 위주의 저수익 상품군에 몰려있다는 점은 개선될 여지가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이 본격 도입됐음에도 원금보장형 중심의 은행 퇴직연금 수익 포트폴리오가 크게 변하지 않는 모습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출시된 은행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상품 중 누적 적립금 상위 10개를 살펴보면 초저위험 상품이 9개, 저위험 상품은 1개에 그쳤다. 은행권 디폴트옵션 도입 초기 반응은 나쁘지 않지만 정작 고객들이 찾는 포트폴리오는 여전히 원금보장형 상품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특히 기존 은행권 퇴직연금 포트폴리오가 원금보장형 위주의 저수익 중심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은행들이 퇴직연금 고객 접점을 늘리는 것 뿐만 아니라 고객 수익률 제고를 위한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퇴직연금 시장 패러다임이 DB와 DC에서 개인형 IRP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연금자산 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높은 수준의 전문상담 능력과 체계적인 수익률 관리가 필요해졌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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