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위를 기록하던 종근당(대표 김영주)은 15건으로 전년 대비 9건 줄면서 2위를 기록했다. 휴온스(대표 송수영)가 13건으로 뒤를 이었다.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상위 제약사 20곳의 2024년도 임상 승인 건수는 총 143건으로 전년 대비 2건 줄었다.

보령의 임상 승인 건수 중 8건이 국산 15호 신약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의 복합제 개발과 관련됐다. 지난해 알리코제약(대표 이항구), 휴텍스제약(대표 이상일), 동국제약(대표 송준호)이 카나브 제네릭으로 허가를 받으면서 복합제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4종의 카나브 복합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지난달 3제 복합제로 개발 중인 ‘BR1017’의 임상 3상을 마쳤으며 올 하반기 허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령 관계자는 “카나브, 듀카브, 듀카로, 투베로 등 복합제 라인업을 갖추는 패밀리 전략으로 다양한 치료옵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필수항암제를 비롯해 당뇨 치료제 개발 및 출시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근당은 15건의 승인을 받아 2위를 기록했다. 전체 승인 건 중 6건이 당뇨 치료제 개발에 집중돼 있다. 이 중에는 자체 개발 국산 20호 신약 듀비에와 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 제2형 당뇨 1차 치료제로 쓰이는 메트포르민 성분을 결합한 3제 복합제 'CKD-383'의 임상 3상 승인 건수가 포함돼 있다.
이외에도 탈모 치료제 개량신약 'CDK-843'이 임상 3상을 승인 받았다. 기존 탈모 치료제가 하루 한번 경구제로 복용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어, 주사제를 통한 장기 지속형으로 개발 중이다.
휴온스가 13건으로 전년 대비 3건 늘리면서 3위를 기록했다. 대원제약(대표 백승열·백인환)과 대웅제약(대표 박성수·이창재)이 각각 12건, 11건으로 뒤를 이었다. 올해 10건 이상 국내 임상 시험을 승인 받은 제약사는 총 5곳이다.
휴온스는 전체 승인 건수 중 절반 이상인 7건이 제네릭 제품 개발을 위한 생동성 시험으로 나타났다. 생동성 시험은 제네릭 제품 개발을 위해 오리지널 의약품과 효능, 안전성 등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확인한다. 휴온스는 향후 바이오의약품 시장 진출을 위한 바이오신약 개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2021년 9월부터 진행했던 R&D센터 신축 공사를 지난해 3분기 중 마무리한 후, 같은 해 11월 바이오의약품 전문 기업 팬젠을 143억 원을 들여 인수했다. 12월에는 건기식 사업 부문을 자회사 휴온스푸디언스로 이전하는 분할합병 결정을 했다. 바이오의약품 R&D 역량을 강화하는 등 제약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원제약은 임상 3상 승인 2건이 눈에 띈다. 한 건은 JW중외제약(대표 신영섭)의 간판 품목인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리바로 성분 피타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로 기존 치료제 대비 피타바스타틴을 저용량으로 개발해 차별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다른 하나는 내분비계 질환 치료제 ‘DW1807’로 알레르기성 비염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이다.
일동제약(대표 윤웅섭)의 R&D자회사 유노비아(대표 이재준)와 계약을 맺고 도입한 P-CAB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의 임상 2상 승인 건도 포함돼 있다.
한편 지난해 국내에서 승인 받은 임상시험 건수는 총 944건으로 전년 대비 7.3% 감소했다. 상위 20대 제약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15.1%로 0.9%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의약품 생산 허가를 받은 업체는 약 600여 곳으로 알려져 있다. 매출 규모가 비교적 적은 제약사에서 임상 승인 건수 감소 폭이 더욱 컸다는 의미다. 의료 현장에서의 지속된 파업, 경기 불안 등으로 연구개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임상 건수 감소는 의료현장에서 전공의 이탈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시험 과정에서 전공의 역할이 있는데 진료 업무 조차 원활히 진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 투자로 자금을 충당하는 다수 바이오 기업의 경우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위축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