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Amundi자산운용(대표 길정섭)이 전체 ETF 상품의 13%를 상장폐지한 가운데 KB자산운용(대표 김영성), 키움투자자산운용(대표 김기현) 등도 조직개편 후 소규모 ETF 상장폐지를 통해 상품 라인업을 조정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935개 ETF 가운데 올 상반기 총 22개가 상장폐지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와 동일하다.
지난해 ETF 상장폐지 건수는 총 51건으로 ETF 시장이 출범한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 올해도 이와 비슷한 규모로 ETF 상장페지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상장된 지 1년이 지난 ETF 가운데 신탁원본액과 순자산총액이 50억 원 미만인 ETF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다음 반기 말까지도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해당 ETF는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ETF 상장페지가 확정되면 운용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상장폐지 이유와 시점을 공시한다. 투자자들은 상장폐지 전까지 해당 ETF를 매도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상장폐지일을 기준으로 ETF 순자산가치에서 운용보수 등을 차감한 금액을 환급받게 된다.

운용사별로는 NH-Amundi자산운용이 ETF 상장폐지 건수가 7개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말 주식시장에 상장된 54개 ETF 중 상장폐지당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달했다.
올해 3월 'HANARO K-메디체크', 'HANARO 글로벌신재생에너지MSCI(합성)', 'HANARO 단기채권액티브'가 상장페지된 데 이어 6월에도 'HANARO CD금리액티브(합성)', 'HANARO 글로벌백신치료제MSCI', 'HANARO 미국메타버스iSelect', 'HANARO 미국애그테크'가 상장폐지됐다.
NH-Amundi자산운용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소규모 ETF의 상장폐지를 진행했다"며 "새로운 ETF 라인업을 구축하기 위한 과정으로 중장기 메가트렌드에 효과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KB자산운용이 ETF 6개를 상장폐지했다. 1월 'RISE 창업투자회사', 'RISE KP달러채권액티브', 'RISE 글로벌메타버스'가 상장폐지된 이후에도 'RISE 25-03 회사채(AA-이상)액티브', 'RISE 국채선물5년추종인버스', 'RISE 25-06 은행채(AA+이상)액티브'가 상장페지됐다.
키움투자자산운용도 5개 상품을 상장폐지했다. 5월 말 'KIWOOM 글로벌리츠이지스액티브'를 비롯해 'KIWOOM 글로벌전력반도체', 'KIWOOM 리츠이지스액티브', 'KIWOOM SK그룹대표주', 'KIWOOM 코스닥글로벌'이 상장폐지됐다.
국내 ETF 시장 규모가 200조 원 규모로 성장한 가운데 신상품 출시도 활발해짐과 동시에 소규모 상품으로 전락하는 ETF도 늘어나는 추세다. 단기 테마를 노린 상품, 과도한 차별화로 인해 투자자들로부터 인기가 적은 상품일수록 이런 현상이 심하다는 것이 자산운용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자산운용업계에서 ETF 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이와 관련된 조직개편 진행이 소규모 ETF 상장폐지를 가속화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새로운 전략에 따라 ETF 라인업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상품을 상장폐지로 정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NH-Amundi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 말 조직개편을 통해 ETF투자본부를 총괄하는 ETF투자부문을 신설하고 ETF투자본부장을 기존 김현빈 본부장에서 김승철 패시브솔루션본부장으로 교체했다. 이어 길정섭 전 NH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KB자산운용은 올해 초 조직개편에서 ETF사업본부장 자리에 노아름 ETF운용실장을 승진 발령하며 1년 만에 ETF사업본부장을 교체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도 올해 3월 조직개편을 단행해 ETF운용본부를 신설하고 미래에셋자산운용 출신 이경준 상무를 ETF운용본부장으로 선임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조직개편 과정에서 ETF 운용을 총괄하는 임원들이 대거 바뀌면서 상품 라인업 정비에 들어갔다"며 "신상품 출시와 함께 상품성이 떨어지는 ETF를 적극적으로 상장폐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