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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센터? 불통센터! ⑦] 꼭꼭 숨은 전화번호…콜센터 전화하려면 번호 '미로찾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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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센터? 불통센터! ⑦] 꼭꼭 숨은 전화번호…콜센터 전화하려면 번호 '미로찾기'부터
  • 선다혜 기자 a40662@csnews.co.kr
  • 승인 2025.09.19 0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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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전화 한 통’으로 해결되던 고객센터가 챗봇과 앱으로 대체되고 있다. 상담원 연결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반복되는 절차와 기계적인 답변에 소비자들은 지쳐가고 있다. 디지털 이용이 서툰 고령층, 장애인은 사실상 상담 자체가 불가능하다. 고객센터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와 과제를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OOOO 고객센터 전화번호 어떻게 되나요?"
"△△업체 고객센터 번호가 뭐죠?"
"◆◆◆ 고객센터 전화번호와 상담원 연결 꿀팁"

포털 등 온라인상에는 이런 질문을 남기거나 고객센터 연결 방법을 꿀팁처럼 공유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기업들이 고객 편의를 위해 '24시간 고객 응대' 등을 강조하지만 정작 상담원과 직접 통화할 수 있는 고객센터 전화번호는 꼭꼭 숨겨져 있어 찾기 어렵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젊은 층조차도 고객센터 전화번호를 찾기 위해 삼만리를 헤매는 상황이다.

18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배달앱과 OTT, 메신저 등 소비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앱을 조사한 결과 일부 업체는 고객센터 전화번호가 핵심 메뉴에서 배제돼 있거나 접근 경로가 지나치게 복잡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객센터 번호를 숨겨둔 듯 여러 단계를 거쳐야만 확인할 수 있어 정작 상담을 시작하기도 전에 지쳐 떨어지기 십상이다.

카카오톡, 네이트온, 요기요, 멜론,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업체 모두 앱 메인화면에서 직관적으로 고객센터 번호를 노출하지 않았다.

카카오톡, 네이트온, 넷플릭스 등은 앱 첫 화면에서 고객센터를 찾을 수 없다. 배달앱 '요기요'와 음원스트리밍 '멜론'은 앱 첫 화면 하단에 '사업자정보'를 클릭해야 고객센터 전화번호를 알 수 있다.

요기요는 앱 첫 페이지 맨 아랫쪽에 '주식회사 위대한상상 사업자 정보'를 클릭하면 대표자명, 사업자등록번호 등과 함께 '고객만족센터' 전화번호가 기재돼있다. 멜론 앱도 하단에 위치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업자 정보’를 클릭해야 문의 전화번호를 알 수 있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여타 배달앱이 앱 첫 화면 하단에 직관적으로 고객센터 번호를 배치하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요기요 앱 화면.
▲요기요 앱에서 카카오톡 1대1 문의를 거친 뒤에야 전화번호를 알 수 있다

요기요 앱 첫 화면에서 고객센터 전화번호를 찾지 못했다면 하단에 나열된 '마이요기요' 항목을 거쳐 카카오톡 1:1 문의로 이동해야 한다. 카카오톡 채팅창에서 ‘전화문의’라는 상담 유형을 선택해야 비로소 고객센터 번호가 노출된다. 

멜론도 첫 화면에서 고객센터를 찾지 못하면 번호 확인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앱 내부에 고객센터 페이지가 있지만 자주 묻는 질문(Q&A)만 제공될 뿐 전화번호는 기재돼 있지 않다. 실제 상담을 원할 경우 소비자가 직접 1:1 문의 글을 남겨야 한다.
 

▲멜론 앱 화면 하단에 사업자정보를 눌러야(왼쪽) 문의전화 번호가 노출된다
▲멜론 앱 화면 하단에 사업자정보를 눌러야(왼쪽) 문의전화 번호가 노출된다

고객센터 번호를 찾는 것도 4~5단계를 거쳐야 한다.

메신저인 카카오톡의 경우 고객센터를 연결하려면 카카오톡 실행 첫 화면에서 → 오른쪽 상단 맨 오른쪽에 위치한 톱니바퀴 모양 아이콘을 눌러 → '전체 설정'을 선택하고 → 나열된 항목 하단에 '고객센터/운영정책’으로 들어가야 한다.

직관적으로 눈에 띄는 메뉴는 △메일로 답변을 받을 수 있는 문의하기와 △챗봇상담 두 가지뿐이다. 고객센터 전화번호는 스크롤을 맨 하단까지 내려야 나오는 '사업자정보표시'와 함께 표기돼 놓치고 지나갈 여지가 충분했다.

네이트온은 메신저 앱 내에서 ① 오른쪽 하단 끝에 더보기를 의미하는 '…' 아이콘을 누른 뒤 ② 전면에 배치되는 '네이트온 정보' 메뉴를 클릭한다. 이후 노출되는 화면에서 ③ '고객센터 바로가기'를 클릭한 뒤 나오는 화면의 스크롤을 내리면 ④ '전화문의'를 찾아볼 수 있다. 
 

▲넷플릭스 상담원 연결을 위해 거치는 단계.
▲넷플릭스 상담원 연결을 위해 거치는 단계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은 고객센터에 접근하려면 로그인이 필수다.

넷플릭스의 경우 이용자가 ① 로그인한 뒤 ② 프로필 아이콘을 클릭해 나오는 ‘나의 넷플릭스’ 화면 상단 맨 오른쪽에 ③ 더보기 아이콘을 누르면 고객센터 항목을 확인할 수 있다. 

고객센터 페이지에서는 ▲문의 전화 ▲채팅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④ 문의 전화를 누르면 일반 전화가 아닌 ‘인앱 콜(in-app call)’ 방식으로 연결된다. 인앱 콜은 서비스 자체 앱 안에서 바로 상담원과 통화할 수 있도록 만든 구조다.

이처럼 고객센터 연결 경로가 복잡하거나 전화번호가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조는 앱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들에게 더 큰 불편으로 다가올 수 있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앱에서 고객센터 번호를 찾기 어렵다는 것은 다소 주관적인 부분이 있다”면서도 “전화 상담 창구가 줄어드는 대신 외국인 지원 서비스나 24시간 채팅 상담 등 다양한 고객 편의형 상담 시스템이 확대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디지털 채널이 확대되고 전화 고객센터 접근도가 떨어질수록 소비자들이 필요한 지원을 제때 받을 수없는 불편은 배가되는 셈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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