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1상 수행 후 기술수출에 성공하면 글로벌 임상에 따른 막대한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개발 중인 알레르기 치료제 레시게르셉트(개발 코드명 YH35324), HK이노엔은 변비 치료제 IN-114199, 일동제약은 경구용 비만 치료제 ID110521156에 대해 임상 2상 진행 전 기술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신약은 글로벌 진출을 고려해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다국가 임상을 통한 데이터 확보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 등 규제기관 심사에 있어 필수적인데 그만큼 수백억 원에서 많게는 수천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제약사들이 임상 1상 후 기술수출을 타진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유한양행은 알레르기 치료제 레시게르셉트의 임상 1상 최종 시험대상자 관찰을 1년여 전인 2024년 9월 13일 종료했다. 현재 임상 2상 진입에 앞서 기술수출을 선행한다는 방침이다.
유한양행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올해 1건 이상 기술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레시게르셉트의 임상 진행과 기술수출 여부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레시게르셉트 관련 기술수출 논의는 지속해 이루어지고 있다. 기존 승인 약물 대비 우수한 효과가 확인돼 글로벌 다지역 임상시험 설계가 진행 중으로 다수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체적으로 임상 2상 진행을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레시게르셉트 임상 1상 결과에 따르면 만발성 두드러기 환자군에서 현재 대표적 치료제인 노바티스의 졸레어(성분명 오말리주맙)으로 치료하지 못한 경우에도 두드러기 활성 점수가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졸레어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 6조4992억 원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유한양행은 졸레어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판단되는 레시게르셉트가 자사 폐암 신약 렉라자의 뒤를 이을 글로벌 신약 후보로 보고 있다.

기술수출 시점은 2026년 상반기 중으로 계획하고 있다. 저분자 제형으로 기존 주사제 성분 대비 높은 생체이용률과 낮은 간독성 위험도 장점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4주 투약을 기준으로 경쟁 제품 대비 체중 감소율이 높게 나타났고, 낮은 용량에서도 효과를 보여 병용요법이나 복합제 개발 가능성을 보였다.
임상 1상에서도 기술수출을 협의한 글로벌 제약사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임상 대상자 평균 BMI를 과체중 범위 내인 29.4로 설정하고 연속 혈당 모니터링을 확인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기술수출 논의와 임상 2상 설계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로 ID110521156의 비만ㆍ당뇨 분야에서 계열 내 최고 신약으로서 경쟁력을 확인했다. 제조 공정에 있어 효율성, 낮은 생산 단가 등으로 상업화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HK이노엔이 개발 중인 변비 치료제 IN-114199는 지난 6월 20일 임상 1상 최종 관찰이 종료됐다. 3개월이 지난 현재 HK이노엔은 데이터 수집 이후 글로벌 기술수출을 우선 계획으로 하고 있다.
이 신약은 장기 복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춰 개발하고 있다. 기존 출시된 변비약이 장기 복용 시 대장 기능 약화, 비타민과 미네랄 결핍 문제를 야기하는 반면 IN-114199는 장내 담즙산 농도를 높여 수분 분비와 대장 운동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작용해 장기 복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IN-114199는 2026년 내 발표를 목표로 데이터 분석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