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의 한국 사업을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가 지난 12일 공시한 2025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한 해 동안 약 25억 원 상당의 상품과 기부금을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정부 위탁기관 및 비영리사업단체 등에 기부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36% 증가한 수준으로 유니클로는 2021년에 17억6000만 원을, 2022년부터 2024년에는 약 18억 원의 기부금을 집행하는 등 꾸준히 기부 규모를 확대해 오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기업들의 사회공헌 지출이 줄고 있다는 점에서 유니클로의 지속적인 기부금 확대가 이목을 끌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의 ‘2024 주요 기업의 사회적 가치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기업의 사회공헌 규모는 2023년 기준 3조5191억 원으로 2022년 3조5367억 원에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비용 효율화 압박 속에서 사회공헌이 선택적 비용으로 밀려난 셈이다.
무엇보다 유니클로의 사회공헌 활동은 사회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목표로 하는 최근 사회공헌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단순한 기부를 넘어 유니클로는 사회에서 도움이 필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영리사업단체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솔루션을 제공하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유니클로가 아이들과 미래재단과 함께 경계선 지능 아동을 지원하는 ‘천천히 함께’ 교육 지원 사업은 대표적인 사회 문제 해결형 사회공헌으로 꼽힌다. 경계선 지능 아동은 IQ가 71~84의 범주에 속해 발달적 특성을 가진 아동으로, 낮은 인지능력으로 인해 학업능력 및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지만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에 놓여 교육 및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천천히 함께’ 교육 지원 사업은 단순한 교육 지원을 넘어 아동의 기초학습능력·정서 안정·관계 형성 등을 종합적으로 개선하는 프로그램이다. 2023년 출범해 올해 3차년도를 맞이한 본 사업에는 누적 약 700명의 경계선 지능 아동이 참여했으며 참여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된 자체 기초학습능력 진단 평가·종합적응능력 지표에서는 긍정적인 향상 결과가 확인됐다. ‘천천히 함께’ 캠페인의 일환으로 유니클로는 지난 3년간 약 31억 원의 기부금을 경계선 지능 아동을 위해 지원했다.

2019년 출범한 유니클로의 ‘장애인의류리폼지원 캠페인‘은 장애로 인해 기성복 착용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에게 맞춤형 리폼 의류를 지원하는 사회공헌 사업이다. 본 사업은 한국뇌성마비복지회 산하 및 협력 기관 소속 보조공학사, 사회복지사 및 재단사가 직접 참가자와의 상담을 거쳐 개개인의 특성과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리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장애인의류리폼지원 캠페인‘을 통해 유니클로는 지난 7년간 약 4200명의 장애인에게 1만6000여 벌의 리폼 의류를 지원해왔다. 올해 유니클로는 한국뇌성마비복지회에 기부금 1억1000만 원을 전달하고 서울과 부산에 거주하는 뇌병변 및 지체 장애인 400명에게 리폼 의류를 지원했다. 본 캠페인을 통해 유니클로는 약 11억 원의 누적 기부금을 한국뇌성마비복지회에 전달했다.
한국 사회가 초고령화 시대로 진입함에 따라 독거노인의 빈곤율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유니클로는 저소득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한 사회공헌 활동도 이어오고 있다. 전 세계 취약계층을 위해 히트텍을 100만 장 지원하는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 ‘더 하트 오브 라이프웨어’의 일환으로 한국에서 유니클로는 작년에 이어 올 겨울에도 저소득 독거노인에게 유니클로의 대표적인 겨울철 의류인 ‘히트텍’을 기부했다.
유니클로는 보건복지부 정책사업 위탁기관인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와 함께 겨울철 한파에 취약한 독거노인을 위해 히트텍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유니클로와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는 지난 11월부터 총 3주간 전국 16개 시·도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사업 수행기관을 통해 저소득층 독거노인 3만여 명에게 약 10억 원 상당의 히트텍 6만 장을 전달했다. 작년에 전달된 5만 장의 히트텍을 포함하면 총 22억 상당의 히트텍 11만 장이 추운 겨울 소외된 독거노인에게 제공된 것이다.

이외에도 유니클로는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를 통해 여름에는 유니클로의 대표적인 여름철 의류인 ‘에어리즘’과 냉방비를 지원하고 겨울에는 난방비와 히트텍을 지원하는 등 계절별 취약성을 고려한 지원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유니클로가 2014년부터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에 전달한 기부액은 41억 원을 넘어섰다.
2024년부터 유니클로는 초록우산과 협약을 맺고 재활용 섬유 패널로 제작된 업사이클링 가구를 국내 아동양육시설에 지원하는 ‘우리 아이 행복한 공간’ 캠페인을 운영 중이다. 본 캠페인은 매장에 설치한 의류수거함을 통해 수거된 의류 중 기부가 불가한 의류들을 선별, 이를 업사이클을 위한 섬유 패널로 만든 후 가구로 제작하여 아동양육시설에 지원한다. 유니클로는 2024년 11월 초록우산과 협약을 맺고 1차년도 사업 운영을 위해 2억5000여만 원을 초록우산에 기부했으며 가구가 지원되는 아동양육시설 10곳에 의류 700점을 추가로 기부했다.
또한 유니클로는 전국재해구호협회와의 오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장마, 태풍, 폭염, 겨울 한파, 산불 등 다양한 재난 상황에서 피해 복구 및 이재민 지원을 위한 기부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 약 18억 원 상당의 기부금 및 현물을 전달했으며 앞으로도 전국재해구호협회와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유니클로의 사업은 안정된 사회를 기반으로 성립하고, ‘라이프웨어’를 통해 전 세계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며 “한국에서 책임 있는 기업시민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유니클로는 지난 4일 취약노인 보호 유공단체로 선정돼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으며 지난 2024년 10월 장애인의류리폼지원 사업으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과 2024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