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연합뉴스와 업계에 따르면 광고의 결말을 시청자에 물어 후속편을 제작하거나 시청자 아이디어를 받아 광고를 기획하고 시청자가 만든 영상을 광고로 활용하는 등 시청자 참여형 광고가 줄을 잇고 있다.
제일기획이 제작한 삼성전자의 기업PR인 '또 하나의 가족'에서는 주인공 훈이를 통해 일반 가족들이 한번쯤 경험해볼 만한 '문제적인 상황'을 보여주고 시청자에게 답을 구하는 열린 구조 형식을 취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기말고사에서 5개나 틀리고도 느긋한 훈이, 혹은 친구와 축구 경기를 하느라 학원을 빼먹은 훈이에게 소비자가 '훈이 엄마, 아빠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묻고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의견을 받아 그 결말 광고를 제작했다.
이어 최근에는 할머니 집에 놀러간 훈이가, 할머니가 손으로 찢어주신 김치를 거부하는 '할머니의 손 맛'편을 방영, 훈이 부모라면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 시청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TBWA는 SK텔레콤 기업광고인 '사람을 향합니다'에서 온라인을 통해 네티즌들로부터 휴대전화와 함께한 기쁘고, 행복하고 감동적인 순간들의 이야기를 받아 광고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다.
죽은 딸에게 전화해 부재중 음성메시지를 알리는 딸의 목소리를 반복해서 듣는 아버지를 그린 '아빠편', 무뚝뚝한 아버지의 휴대전화에 아들 전화번호가 '나의 희망'이란 이름으로 저장된 사실을 보여주는 '나의 희망'편 등 실화를 바탕으로 한 광고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또한 SK텔레콤 T 브랜드의 '나만의 완전정복'시리즈에서는 UCC(사용자손수제작물) 공모전을 열어 접수한 사연을 바탕으로 '부부싸움 완전정복'과 '시험기간 완전정복'편을 만들기도 했다.
이노션은 한발 더 나아가 푸르덴셜생명 광고에서 퇴근하는 아빠에게 기어가는 아기, 아빠의 다리에서 깔깔깔 웃는 아기 등 시청자가 만든 동영상을 통째로 보여주는 파격을 선보였다.
이노션 관계자는 "UCC 공모를 하면 인위적인 모습이 연출될 가능성이 있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자연스러운 아버지와 아기의 모습을 담은 UCC를 발굴, 광고에 활용했다"고 말했다.
이 같이 일반인들의 참여로 광고를 제작하는 애드슈머가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일반인들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을 그려 보다 공감을 얻을 수 있으며 실화라는 리얼리티가 지닌 진한 호소력 때문이라는 것.
제일기획 김재홍 국장은 "소비자가 광고에 직접 참여하거나 광고 줄거리를 만들어 가는 '소비자 참여형 광고'가 광고를 더욱 새롭고 친근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참여를 통해 소비자가 광고 메시지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나아가 기업과 제품에 대한 호감까지 높일 수 있는 이러한 형태의 광고가 앞으로 계속 주목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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