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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건의 세상보기]소비생활의 '자전과 공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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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건의 세상보기]소비생활의 '자전과 공전'
  • 오승건 한국소비자원 홍보팀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4.0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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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자전을 하면서 공전을 한다. 세상 속에 사는 사람도 스스로의 삶을 살지만 세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상황의 영향을 받는다. 사람도 소비 생활을 하면서 소비 생활의 자전과 공전을 거치면서 생로병사를 향해 나아간다.


소비하면서 존재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우리 사회는 더 럭셔리한 상품, 더 품위 있는 서비스의 선택을 통해 성취와 만족을 느끼는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자본주의가 심화될수록 물질 만능주의가 더 깊어지는 것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소비 사회에서는 아주 친숙한 말이다. 어원을 알아보면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가 남긴 유명한 말로 인간의 존재 이유와 삶의 본질을 함축적으로 담았다.


데카르트의 명언을 패러디해 독일의 경제학자 다비트 보스하르트는 ‘나는 소비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소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생활의 한 부분이다.


소비를 통해 인간은 욕구를 충족하고 만족감과 보람을 느낀다. 소비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활동이다. 소비는 일의 대가이면서 생산의 원동력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소비 생활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대부분 소비하는 법을 먼저 배우고 수십년 지난 뒤에야 돈을 번다는 것이다. 특히 부모에게 돈을 받아 소비만 하는 청소년기에는 좋은 쇼핑 습관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이 시기에 보호자의 각별한 지도가 필요하다.

잘못된 소비 습관이 굳어지면 쇼핑 중독에 빠지기도 한다. 쇼핑 중독자(구매광)는 필요 없는 물건도 사지 않고는 초조하고 불안해서 견디지 못한다. 이들은 물건을 산 뒤 쓰지 않고 창고에 쌓아두거나 남에게 선물한다. 쇼핑 중독자는 사는 것(Living Life)이 사는 것(Buying Life)이다.

   


쇼핑 중독 증세가 나타나는 빈도는 성인 인구의 1∼5%, 여자가 남자보다 5배 정도 많다고 한다. 구매 물품은 여자는 옷ㆍ신발ㆍ장신구 순이고, 남자는 옷과 부피가 큰 물건(가구ㆍ오디오)이다. 증상의 시작은 보통 20대 초반, 자각할 때는 30대 전후다.


전문가들은 쇼핑 중독은 악행(惡行)이 아니지만 뇌의 병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노력해도 쇼핑 중독증을 고치기 어렵다면 신경정신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여느 중독 질환과 마찬가지로 쇼핑 중독도 무조건 참아서 해결되는 경우는 드물다.


여기저기서 경제가 어렵다는 소리와 신호가 들린다. 소비라고 하면 보통 물질적인 것만 생각하지만 마음 소비도 생각할 수 있다. 물질적인 소비는 쓰면 없어지지만 마음 소비는 잘 쓰면 쓸수록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


소비도 버릇이다. 버릇이 지나치면 병으로 나아가므로 좋은 버릇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 사회지만 소비와 정신의 조화에 관심을 가져야 평안해질 것이다.


그동안 소비에 질주하다 관심을 갖지 못했던 눈ㆍ나무ㆍ가족ㆍ친구ㆍ해ㆍ달ㆍ별 등 주위의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어떨는지…. 세상을 떠나야 오히려 세상이 잘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균형 잡힌 소비 생활의 자전과 공전을 통해 아름다운 우주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 희망이란 가냘픈 풀잎에 맺힌 아침이슬이거나 좁고 위태로운 길목에서 빛나는 거미줄이다. (워즈워스),


- 세프라 코브린 피첼의 <마음이 행복해지는 책> 220쪽 중에서 ‘경성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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