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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김용옥 "주몽과 모세는 닮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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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김용옥 "주몽과 모세는 닮은꼴"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2.1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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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해석을 둘러싸고 기독교계와 논쟁 중인 철학자 도올 김용옥 세명대 석좌교수가 최근 출간한 '요한복음 강해'(통나무 펴냄)에서 고구려 건국자 주몽과 구약성경의 모세를 '닮은 꼴'로 비교했다.

김 교수는 이 책의 서문 '한국 성서수용의 주체적 역사'에서 "모세가 홍해를 가르고 애굽을 탈출하던 이야기는 이스라엘 민족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 민족의 이야기였다"며 "홍해를 가르는 이야기가 우리 민족설화에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은 우리 민족이 기독교를 외세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수용했다는 것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조선 민중이 기독교를 자발적으로 수용한 것은 구약의 역사를 남의 민족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자신의 민족 이야기로 생각할 만큼 조선말기부터 일제강점기의 압제에 이르는 역사적 지평이 팔레스타인과 거의 동일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주몽이 동부여에서 큰 이야기나 모세가 애굽에서 큰 이야기가 같은 위인설화양식이요, 모세가 탈출해 홍해를 가르는 이야기나 주몽이 송화강 엄리대수에 이르러 연별부구(連鼈浮龜·자라와 거북이 수천 마리가 다리를 만든 뒤 흩어짐)의 장관 위로 말타고 달리는 모습이나 동일한 설화양식"이라고 했다.

이어 "이적을 행한 신령한 권능의 주체가 야훼가 되었든 해모수가 되었든 분별할 바가 아니다"라면서 "두 설화양식의 최대 차이는 스케일감이나 진실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유대민족은 이스라엘 민족을 애굽에서 구해낸 야훼 하나님의 이야기를 전민족적 체험으로 받아들인 반면 우리 민족은 그러한 설화들이 단절됐다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서문에서 "내가 생각하는 기독교는 절박한 상황에서 메시아를 기다리며 자신의 죄악을 반성하고, 일신의 편안함이나 세속적 영욕에서 벗어나 항상 하나님의 뜻대로 헌신하는 자발적 공동체로서 기독교"라며 "오늘날의 한국기독교는 그러한 초기기독교의 긴장감으로부터 너무 지나치게 이완되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오늘날 이 지구상에서 일요일에 실제로 교회를 가는 인구가 이토록 많은 나라는 대한민국이 거의 유일하다"며 "한국기독교가 세계기독교의 생명력을 유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기독교가 제3세계 기독교의 거대한 축으로서 역할을 다 하려면 "팽창주의적 전도나 건축헌금의 긴장감"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따르는 '성서의 올바른 이해'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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