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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노무현 패밀리'와 모택동의 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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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노무현 패밀리'와 모택동의 충고
  • 조창용 기자 creator20@csnews.co.kr
  • 승인 2009.04.09 0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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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굳게 닫혔던 '입'이 드디어 열렸다."빚 때문에 박연차씨의 돈을 받았다"며 "검찰에 나가 조사를 받겠다"고 선언했다.측근들의 잘못이 아닌 이른바 '저의 집'에서 벌어진 일 때문이라는 소위 '내탓'이라고 패밀리들을 감싸안는 발언도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의 평생지기이자 집안 집사인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마저 검찰에 구속되자 그동안 노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와 이상득 의원 사이에 신사협정 처럼 맺어진 이른바 '대통령 패밀리 노터치' 밀약이 완전히 붕괴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 사태는 경주 재선거에 출마한 친박 정수성 후보를 이명박 대통령 친형 이상득 의원이 사퇴시키려하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일갈한 "정치적 수치"라는 발언의 의미를 되씹게 하는 큰 의미가 담겨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왜 "정치적 수치"라 했을까? '수치'라면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데 쓰는 단어가 아니라 우리 모두를 같이 싸잡아 잘못 저질러 진 일에 대한 반성을 하자는 의미가 담긴 단어다.바꿔 해석하자면 현 정권도 박연차를 위시한 정치 뇌물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경고'가 담긴 말이다.

검찰이 친박 좌장 김무성의원까지 소환 조사 발표를 하자 박 전 대표는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결단'의 의지를 전달했다.  이후 김무성 의원등 친박 의원들에 대해 '무혐의' 발표가 즉시 이루어진 것만 보더라도 이 말 한 마디가 얼마나 민감한 정치적 파장을 일으켰는지 알 수 있다.

한편 노건평.박연차를 위시한 노 패밀리들이 추부길.천신일 등을 매개로 이상득 의원 등 이 대통령 패밀리들과의 협상 내지 로비가  정권 교체시기에 물밑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도 놀랍다.  대통령 패밀리들의 권력속성을 여실히 드러내고도 남음이 있는 대목이다.

사실 2년차 밖에 안된 현정권의 '대통령 패밀리'들도 일부 문제를 일으켰거나 일으킬 소지를 다분히 안고있는 상황에서 이 번 노 패밀리의 치부를 '남의 일'로 평가 절하해 버리고 말 일은 아닌 것 같다.

'돈 문제'에 자유로운 사람은 거의 없다.재벌 아들인 대통령 사위도 가족돈 400억을 주식투자에 굴리다 검찰의 조사를 받은 상황에서 일개 정치외인들이야 더 말할 것도 없는 셈이다.

불과 7년 사이에 두 정권의 가족들이나 이해 관계자들이 물의를 일으켜 검찰에 왔다 갔다하는 사태는 전례가 없던 일이다.오비이락이랄까? 몇년 뒤 이 대통령 패밀리들도 과거 대통령들과 똑같은 사태를 겪지 말라는 법이 없다.


정신들 차려야 한다. 북한의 세습군주제가 더 조용하다는 소리가 자괴섞인 푸념으로 터져나올 정도로 정치적 아노미가 오기 전에 말이다.


이 대통령은 노무현 스캔들을 반면교사(師)으로 삼아야 한다. 반면교사는 타산지석()과 비슷한 뜻이면서 그 보다 의미가 더욱 직설적이다. 1960년대 중국 문화대혁명 때 마오쩌둥(東)이 처음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마오쩌둥은 부정적인 것을 보고 긍정적으로 개선할 때, 그 부정적인 것을 반면교사라고 하였다. 이는 혁명에 위협은 되지만 사람들에게 교훈이 되는 집단이나 개인을 일컫는 말이었다. 요즘은 보통 다른 사람이나 사물이 잘못된 것을 보고 가르침을 얻는 것을 말한다.


이 대통령 뿐 아니라 그를 둘러 싸고 있는 사람들도 노무현 패밀리의 정치적 영락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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