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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어윤대호, 1위 탈환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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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어윤대호, 1위 탈환에 올인
  • 송정훈 기자 song2020@csnews.co.kr
  • 승인 2010.09.1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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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한금융지주(회장 라응찬)에서 ‘같은 그룹내 은행장(이백순)이 지주회사 사장(신상훈)을 고소’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일어나면서 신한금융그룹의 경영구도 개편문제가 금융계 빅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신한지주의 차기 후계구도와도 관련된 것이어서 향후 경영진 재편 구도에 경제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이번 신한지주 분쟁 사태는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는 다른 금융그룹의 향후 경영구도 개편에도 중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에 본지는 신한지주를 필두로 국내 5대 금융지주사를 이끌어가는 그룹 내 핵심인물과 후계구도 등을 시리즈를 통해 짚어본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컨슈머파이낸스=송정훈 기자] 한때 ‘리딩뱅크’로 군림하던 KB금융지주가 그간 여러 우여곡절끝에 업계 최고의 자리를 빼앗긴뒤 최근 어윤대 회장을 필두로한 새 경영진을 맞아들이면서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KB금융은 전임 회장(황영기)과 행장(강정원)이 그룹내에서 적지않은 불협화음 양상을 보였던데다 두사람 모두 투자손실 등의 과오에 대한 책임을 지고 불명예 퇴진하면서 업계내 위상이 크게 흔들렸다.

자산규모에서 우리금융지주(회장 이팔성)에 1위자리를 내줬고 한때 국내 최우량은행이었던 KB국민은행 역시 올 1분기 기준 1인당 생산성(2천17만원)이 신한은행(4천450만원)의 절반 수준을 밑돌정도로 자존심에 흠집이 나있는 상태다.

이런 와중에 지난 7월 취임한 어윤대 회장체제가 들어섰고 그가 취임일성으로 ‘선 내실다지기 후 외형확장’으로 그룹의 경영전략을 정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어 회장은 우선 이같은 자신의 경영 의지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기 위해 관료출신 금융 전문가인 임영록씨를 KB금융 사장으로, 내부인사인 민병덕씨를 국민은행장으로 각각 기용, 강력한 ‘친정체제’를 구축하면서 그룹 개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어 회장을 비롯한 새 경영진은 위상이 떨어진 그룹의 부활이라는 막중한 책무를 부여받았다. 또 그룹 순이익의 90%를 국민은행 한 회사에 의존하는 절름발이식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자회사간 균형발전’을 도모해야 할 임무도 떠안게 됐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사진-연합뉴스)

어 회장은 전문 금융인 출신은 아니지만 금융업과 관련한 경력이 워낙 풍부해 통큰 경영을 통해 KB지주의 위상을 다시 회복시킬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 회장은 경남진해 출생으로 경기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78년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고 이듬해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로 부임, 강단생활을 시작했고 2003년엔 고려대 총장자리에 까지 올랐다.

어 회장은 금융 분야 전문 학자로도 두각을 나타냈다. 한국금융학회장,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금융센터 소장 등 요직을 두루거쳤다. 관계로도 보폭을 넓혀 한국은행 금융통화운영위원회 위원, 재경부(현 기획재정부) 금융발전심의위원회 국제금융분과위원장, 공적자금관리위 매각심사소위위원장 등을 거쳤다.

어 회장은 현정부 들어서는 이명박 정부 초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을 맡아 ‘국격 신장’이라는 신조어를 통용시키면서 한국의 국가브랜드를 높이는데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그의 이력은 이제 KB금융지주의 격을 높이는데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특히 최근 9개월간 최고경영자(CEO) 공백 상태였던 탓에 흐트러진 조직의 조기 안정화를 꾀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금융계에서 어 회장에게 KB금융의 환골탈태를 주문하고 대대적인 혁신을 주문하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어 회장은 취임 직후 곧 바로 그룹변화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 KB금융의 체질 개선에 착수했다.

이 같은 혁신의 바람은 KB금융의 주력사인 국민은행의 조직슬림화로 이어졌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3일 ‘경영효율성 제고’라는 기치 아래 조직을 통폐합했다.

국민은행은 전략그룹과 재무관리그룹을 경영관리그룹으로 단일화했고, 상품그룹은 개인영업그룹과 기업영업그룹으로 분할 편입했다. 자금시장그룹은 자본시장본부로 개편됐다. 긴밀한 공조가 필요한 부서는 묶고 중복 영역을 없애 생산성 및 효율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3개 그룹, 6개본부가 대폭 축소됐다.

그 뿐아니다. KB 투자증권 등 지난해 적자를 많이 냈던 계열사의 임원수를 30%이상 줄이고 불요불급한 비용도 과감히 줄이면서 방만한 경영과의 단절에 나섰다.

특히 어 회장은 종전에 황영기 전 회장과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간 불협화음으로 비은행 계열사는 황 전회장이 관장하고 은행은 강 전행장이 주로 챙기던 2원화된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전 그룹을 회장 단일 지배체제로 묶는 한편 전 계열사 사장과 임원의 인사권까지 한꺼번에 거머쥐고 모든 변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달 2일 울 명동 KB금융 본사에서 열린 'KB금융 사장 취임식'에
함께 참석한 임영록 사장(오른쪽)과 민병덕 은행장(왼쪽)(사진-연합뉴스)

어 회장을 보좌하는 지주사 경영진과 자회사 경영진 역시 전문성 또는 코드가 맞는 인물로 전격 재배치 됐다.

우선 임영록 지주사 사장은 기획재정부 고위직 출신으로 금융정책 수립경험이 많은데다 글로벌 감각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강원도 영월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서울대(국어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20회)에 합격, 1977년 총무처 행정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 자금시장과장, 재정경제부 정책조정 심의관, 경제협력국장, 금융정책국장, 정책홍보관리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뒤 재정부 제1차관을 역임했다.

임 사장은 재정부 시절 직원들의 인기투표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대인관계가 원만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30년 넘게 공직에 몸담은 임 사장은 금융권 새판짜기가 시작되는 격동기에 능수능란한 대관업무의 기반을 닦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강한 카리스마 보다는 부드러운 ‘덕치’형 인사로 꼽힌다. 어 회장과 대립각을 세울 인물이 절대 아니라는 점에서 어 회장의 통치철학을 은행 경영에 가장 잘 접목할 인물로 평가받는다.

민 행장은 충남 천안 출생으로 보문고와 동국대(경영학과)를 졸업한뒤 1981년 주택은행과 통합하기 전인 옛 국민은행에 입행했다. 그는 국민은행 충무로지점장, 영업그룹 부행장 등을 거쳐 은행장에까지 오르는 등 내부승진을 거듭했다. 그는 옛 국민,주택은행이 통합된 이후 배출된 첫 내부출신 행장이라는 점에서 그가 어떤 능력을 보여주느냐가 향후 간판은행장 자리를 계속해서 내부출신으로 기용할 것이냐 아니냐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민 행장은 조용한 성격으로 어 회장을 보좌하면서 조직안정과 내실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발로 뛰는 ‘영업통’으로 국민은행의 영업력 회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왼쪽부터)노치용 KB금융증권 사장, 박동창. 윤종규. 김왕기 KB금융지주 부사장,
최기의 KB금융 카드사설립기획단장.
 

이들 외에 지주사 부사장들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그룹변화혁신TF 단장을 맡고 있는 박동창 부사장은 최고전략책임자(CSO)를 겸임하고 있다. 그는 어 회장의 경기고 후배이자 고려대 경영대학원 제자로, ‘어윤대의 남자’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경영전략부문에서 회장을 측근 보좌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서울대(법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에서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기업과 금융을 오가면서 경력의 폭을 넓혔다. 제일제당.한외종금.대우.LG 등에서 근무했으며 1997년부터 7년간 LG의 동구권 자회사인 폴란드페트로은행장을 맡기도 했다. 이후 LG투자증권 부사장, 하나금융지주 글로벌전략부문 고문 등을 지낸 ‘외부영입’ 인사다.

KB금융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윤종규 부사장은 재무분야에서 탁월한 인재로 정평이 나있다. 윤 부사장은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광주상고와 성균관대(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성대에서 경역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를 지낸 공인회계사출신이면서 상고졸업후 행정고시에도 합격, ‘천재’란 별칭을 얻었다.

2001년 국민은행 재무본부장, 개인금융그룹대표(부행장)을 거친 덕에 재무와 영업능력을 동시에 갖춘 금융인재로 손꼽힌다. 과거 부행장 시절 외부 출신임에도 직원들의 신망이 가장 두터웠을 정도로 친화력이 뛰어나다.

최고홍보·IR책임자(CPRO)인 김왕기 부사장은 영자신문 기자출신으로 수준급의 외국어 능력을 갖췄다. 김 부사장은 경북 고령에서 태어나 계성고와 고려대(신문방송학)를 졸업하고 코리아헤럴드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해 중앙일보 산업부장, 전략기획실장 등을 거쳤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국무총리 공보실장 겸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KB금융 카드사설립기획단장을 맡은 최기의 부사장(대우)은 경남진주 출생으로 부산남고와 동아대(정치외교학)를 졸업하고 경희대에서 경영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최 단장은 국민은행 여신.전략그룹 부행장을 지냈고, 지난 7월 강정원 전 행장에 이어 행장 직무대행을 맡기도 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 카드분사 설립을 목표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외에 KB금융의 주력 자회사 중 하나인 KB투자증권 노치용 사장도 금융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증권 임원으로 오래 재직해 증권업무에 해박한데다 카리스마 넘치는 경영스타일을 가진 경영자로 정평이 나 있다. 매사에 끊고맺음이 확실한 캐릭터를 지니고 있다. 현대건설재직시절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모셨던 탓에 현정부와의 인연이 많은데다 현장 경험까지 풍부해 KB금융지주의 증권업무영역을 확대하는 특명을 받고 조직을 재정비해나가고 있다.

노사장은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한국외국어대(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현대건설과 현대전자에서 근무했다. 이어 현대증권 이사, 금융상품본부장(상무) 등을 거친 뒤 현대증권 영업총괄 부사장, 산은캐피탈 사장 등을 지냈다. 노 사장은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고 본연의 임무에만 충실해 KB투자증권을 키울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KB금융지주의 최대 강점은 어 회장을 중심으로 전문성 또는 친화력을 갖춘 인재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돼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KB지주와 다른 금융그룹에서 경영진간 파벌싸움이 잦았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런 어 회장 체제의 KB지주가 흐트러진 전열을 재정비하고 외세확장에 나서면서 언제쯤 다시 리딩금융그룹의 위상을 되찾을지에 금융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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