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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압박에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금리 인하...키움증권 "논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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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압박에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금리 인하...키움증권 "논의 중"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7.09.04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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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요지부동이었던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금리가 최근 들어 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5년 이상 금리를 그대로 유지할 정도로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그동안 보합세를 유지해왔다.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는 주식을 담보로 투자자에게 주식투자 대금을 대출해주고 고객 보유 주식 가치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 일부를 처분해 대출금을 상환하는 방식인데 담보가 명확한데도 불구하고 금리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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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투자증권은 지난 달 28일 부로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1~7일 기준 업계 최저인 연 4.5%로 내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하향 조정한 증권사는 총 5곳이다. 연초 미래에셋대우를 시작으로 메리츠종금증권, KTB투자증권 그리고 지난 달 인하 결정을 내린 신한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이다.

올해 초 미래에셋대우는 통합법인을 출범하면서 고객 등급 조정과 함께 일부 등급에 적용하던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낮췄다.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지난 1월 중순, 융자기간 별로 0.5~2.1% 포인트를 인하하면서 뒤를 이었고 KTB투자증권은 7월부터 신용거래융자 금리 산정 방식을 '기간별 이자율'에서 '등급별 이자율'로 바꾸면서 실질적으로 금리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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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에는 신한금융투자는 융자기간 별로 1~2.5% 포인트 내렸고 NH투자증권은 지난 달 28일부터 융자기간 7일 이내 신용거래융자에 대해 업계 최저 수준인 연 4.5% 금리를 책정했다. 다만 NH투자증권은 융자기간 7일 이내와 61일 이상에 대해서만 인하를 하는 '생색내기 인하'에 불과했다. 

다른 대형사의 경우 신용거래융자금 규모가 가장 많은 미래에셋대우는 금리 추가 인하 여부를 고심중이지만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아직까지 논의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융자기간 15일 이내 신용거래융자에 대해 연 11.8%의 고금리를 물리고 있는 키움증권은 논의 중이지만 확정된 사안은 없다는 입장이다. 기간별 이자율 방식으로 금리를 책정하는 키움증권은 타사와 달리 융자기간이 짧을수록 금리를 높게 책정하고 있어 단기간 돈을 빌리는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부담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현재 신용거래융자 금리 인하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명확히 나온 내용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증권사들이 그동안 꿈쩍도 않던 신용거래융자 이자를 내리기 시작한데는 금융당국의 신용거래융자 금리 전수조사의 영향을 받은 것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감원은 지난 5월부터 국내 주요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신용거래 융자 금리에 대한 실태점검을 실시했는데 신용대출 현황, 이자율 산정 방식 등을 집중 점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7월까지 현장 조사를 실시한 뒤 현재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적정성 여부를 최종 점검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금리가 합리적으로 산정됐는지가 쟁점인데 금리 산정체계가 업계 자율이지만 그동안 그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점은 공감한다"면서 "다만 당국에서 억지로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이 아닌 합리적 산정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시스템적 개선에 중심을 두고 점검을 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적극적인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서 금리 인하 카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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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은 올 들어 비대면 채널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국내 주식거래수수료 무료 혜택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면서 거래 고객 늘리기에 집중하고 있는데 신용거래융자 금리 인하 역시 고객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것. 증권사들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으로 최대 수 백억 원을 가져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증권사들이 거둔 신용거래융자이자는 2천8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98% 늘었는데 상반기 국내 증시가 호황이었다는 점에서 하반기 이자수익 상승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개별 증권사로는 미래에셋대우가 509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키움증권(412억 원), 한국투자증권(275억 원), 삼성증권(261억 원), KB증권(249억 원), NH투자증권(222억 원) 등이 가외 수익을 거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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