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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 시행 첫날 죄다 '마이너스'...주가 부풀리기 민낯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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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 시행 첫날 죄다 '마이너스'...주가 부풀리기 민낯 드러나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7.09.05 0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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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일부터 증권사에서 발간하는 리포트에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가 시행되면서 그동안 상장 기업의 눈치를 보면서 주가부풀기에 급급했던 증권사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시행 첫 날,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가 발간한 개별 기업 리포트 12건 확인 결과 가장 최근의 목표주가 변경일을 기준으로 한 평균 주가 괴리율이 전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즉, 가장 최근에 제시했던 목표주가보다 실제 주가가 모두 낮았다는 의미다.

평균 괴리율은 최소 -3.5%에서 최대 -30.4%까지 천차만별이었지만, 20~30% 정도의 오차를 보인 곳이 대부분일 정도로 증권사들이 그동안 관행적으로 목표주가를 높여 잡고 있었음이 확인됐다. 

증권사 리포트 목표 주가 항목은 기존 '투자의견', '목표주'에다 '괴리율 기재란'이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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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리율 공시제 이전 리포트(왼쪽)에는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만 기재됐지만 공시제 도입 후 리포트에는 평균 괴리율과 상(하)한가 대비 괴리율이 추가로 기재돼있다.

괴리율은 현재 주가 대비 과거 시점 간 평균 주가와 최고 또는 최저 주가 대비 현 시점의 주가와의 차이를 나타내는데 리포트가 발간되기 전날 종가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괴리율이 '마이너스'이면 실제 주가가 목표 주가보다 낮은 것이고 '플러스'이면 목표 주가를 넘은 것으로 해석된다.

첫날 12건의 리포트가 모두 마이너스였던 원인도 증권사들이 대부분 '매수' 의견을 제시해 목표주가가 당시 주가보다 다소 높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목표 주가보다 현재 주가가 높은 '플러스 괴리율'이 나온 종목은 찾기 어려웠을 뿐 아니라 괴리율도 대부분 마이너스 20~30% 수준으로 오차가 상당히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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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금융당국에서도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가 도입되면서 국내 증권사들에게 만연한 매수 의견 위주의 리포트 발간 관행이 개선되고 투자자들이 불신을 갖고 있는 증권사 리포트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결국 괴리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목표 주가에 대해 증권사들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고 투자자들에게 신뢰할 만한 데이터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치밀한 분석을 갖춰야 하는 역량을 스스로 길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증권사들도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보통 리포트는 6개월 또는 1년 뒤 주가를 예상해서 발간을 하는데 단기간에 리포트를 자주 발간해 인위적으로 괴리율을 낮출 수 있지만, 그러면 리포트의 신뢰성이 훼손된다는 것이다. 

또 예상할 수 없는 기업 리스크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대응할 수 없다는 점도 증권사들이 답답해 하고 있다. 6개월 이상 장기적 관점에서 목표 주가를 산정하는데 예상치 못한 리스크 발생으로 주가가 폭락해도 괴리율에는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괴리율이 마이너스일수록 정확도가 낮다고 볼 우려가 있는데 투자의견과 함께 업황의 전반적인 이해도 같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판단된다"면서 "다만 괴리율 공시제 도입이 책임감 있고 신뢰도 높은 리포트를 시장에 공급함으로써 투자자들의 종목선정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괴리율 공시제를 도입한 금융투자협회는 공시되는 평균주가 괴리율과 최고(또는 최저)주가 대비 괴리율, 둘 다 참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평균주가 기준 괴리율은 해당기간 주가가 목표치에 수렴하더라도 해당기간 평균 주가를 반영하기 때문에 괴리율에 반영되지 않는 '평균의 함정'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최고(최저) 주가 기준 괴리율은 현 주가와의 객관적 비교가 어렵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로 오해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평균주가와 최고(최저) 주가를 기준으로 괴리율이 산정되는데 괴리율 산정 기준이 다른 점에서 두 괴리율을 모두 참고해서 투자 전략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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