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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밥에 애벌레, 도시락에 죽은 모기가…여름철 식품 사고 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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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밥에 애벌레, 도시락에 죽은 모기가…여름철 식품 사고 빈발
대기업부터 중소 업체까지, 이물·변질 불만 쏟아져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2.08.05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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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 뜯지도 않은 떡볶이 떡에 시커먼 곰팡이 꽃 피어 대전광역시 서구에 사는 박 모(여)씨는 지난달 20일 대형마트에서 A제조사 가정간편식(HMR) 컵떡볶이를 구매했다. 집에 돌아와서 컵떡볶이 겉비닐을 뜯은 후 뚜껑을 열었는데 투명 비닐로 2차 포장된 떡볶이 떡에 검은 곰팡이가 군데군데 피어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유통기한은 2023년 4월 19일로 넉넉히 남아 있었다. 박 씨는 "포장을 뜯지도 않은 떡에 곰팡이가 피었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기막혀 했다.

# 떠먹는 요거트에서 벌레처럼 보이는 이물 나와 부산광역시 부산진구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달 말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B제조사 떠먹는 요거트에서 벌레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포장지를 개봉하고 자녀에게 떠먹이려는 순간 하얀색 요거트에 엉겨 붙은 정체불명의 검은 이물을 발견했다. 자세히 보니 날개나 다리는 없었으나 생김새가 벌레처럼 보였다고. 이 씨는 "뜯자마자 발견해 다행이다. 벌레가 있는 것을 보지 못하고 아이에게 먹였다면 큰일 날 뻔했다"며 역겨워 했다. 

# 바 아이스크림에서 정체불명의 찐득한 이물 나와 부산광역시 남구에 사는 윤 모(여)씨는 마트에서 구매한 C제조사 바 아이스크림을 자녀와 함께 먹던 중 회갈색의 이물이 아이스크림에 엉겨 붙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손으로 만져보니 찐득찐득한 촉감이 느껴졌다. 위생이 걱정돼 남은 아이스크림은 먹지 않고 버렸다고. 윤 씨는 "너무 불쾌하고 역겹다. 처음 보는 이 이물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 편의점 도시락 밥에 죽은 모기 엉겨 붙어있어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 사는 신 모(남)씨는 지난 달 28일 D편의점에서 구매한 도시락을 먹던 중 밥에 엉겨 붙은 벌레 사체를 발견하고 기겁했다. 자세히 보니 여섯 개의 긴 다리가 붙어 있는 모기였다고. 역겨운 마음에 식사를 중단했다. 신 씨는 "편의점 도시락을 자주 사 먹는 편인데 죽은 벌레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시락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만드는 것 같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 "아이스크림에 일회용 반창고가 나왔어요" 인천광역시 서구에 사는 차 모(여)씨는 즉석에서 퍼주는 E브랜드 아이스크림에서 일회용 반창고를 발견하고 황당해 했다. 아이스크림을 혀로 핥아먹던 중 이상한 이물감이 느껴져 살펴보니 반창고가 아이스크림과 엉겨 붙어 있었다. 역겨운 마음에 섭취를 중단하고 이물에 대해 항의하자 매장 측은 어떻게 들어갔는지 모르겠다며 사과하고 아이스크림을 다시 퍼줬다. 차 씨는 "반창고에 묻은 병균을 먹었다고 생각하니 속이 좋지 않아 다시 퍼준 아이스크림을 그대로 버렸다"고 토로했다.

# 온라인몰에서 주문한 즉석밥, 상자 개봉하니 애벌레 불쑥 경기도 성남시에 사는 최 모(남)씨는 올해 6월 중순경 온라인몰에서 F제조사 즉석밥을 구매했다. 다음 날 배송돼 포장 상자를 열었는데 하얗고 통통한 애벌레 두 마리가 즉석밥 사이로 불쑥 튀어나왔다. 온라인몰에 환불을 요청한 후 회수를 위해 상자를 덮고 방 안에 놔뒀는데 한두 마리라 생각했던 애벌레들이 박스 주변에서 계속 나왔다. 최 씨는 "온라인몰에서는 애벌레를 직접 잡을 수밖에 없다며 5만 원 쿠폰 지급으로 단순 무마하려 했다"며 분개했다. 

# 막대사탕에 벌레로 의심되는 이물 박혀있어 인천광역시 남동구에 사는 조 모(남)씨는 올해 6월 중순경 마트에서 구매한 막대사탕을 먹던 중 정체불명의 거무스름한 이물이 사탕 속에 박혀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세히 살펴보니 생김새가 날파리처럼 보였다고. 조 씨는 "사탕 속에 벌레가 박혀 있었기 때문에 내가 일부러 붙였다거나 외부에서 날아다니다가 붙었다고 볼 수 없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는 여름철만 되면 벌레 이물과 변질 문제가 식품에서 유독 다발해 소비자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즉석식품과 가공식품을 포함한 전 식품 분야에서 곰팡이가 피거나 상했다는 변질 민원과 벌레가 나왔다는 이물 민원이 초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린 4월부터 속출하고 있다. CJ제일제당, 동원F&B, 대상, 농심, 오뚜기, SPC삼립, 풀무원 등 대형 식품기업부터 중소업체까지 업체 규모를 가리지 않고 식품 이물·변질 불만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새벽에 배달된 우유가 상온에 방치돼 상해있거나 이제 막 개봉한 떡볶이 떡·냉면 등에서 검은색 곰팡이가 피어있는 게 대표 사례다. 음료나 생수에 부유물이 떠다니거나 아이스크림, 사탕, 편의점 도시락 등에서 간혹 벌레가 발견되기도 한다.

그러나 여름철 벌레 이물과 변질은 제조와 유통·보관, 소비 등 어느 단계에서 발생한 문제인지 파악하기가 어려워 피해 보상을 두고 제조사와 유통사가 책임을 핑퐁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특히 최종 소비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한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게 식품업체들의 입장이다.

업체들은 제조 과정에서 내용물이 변질되거나 벌레가 들어갈 가능성이 아주 희박하다고 해명했다. 제조공정이 자동화 라인이고 해썹(HACCP) 인증을 도입하는 등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어 변질되거나 이물질이 유입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설명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가공식품에서 나오는 벌레 이물이나 변질 사례 대부분은 제품 포장 균열이나 유통기한, 보관 상태에 따라 발생 원인이 갈리는데 사실상 제조공정보다는 유통·보관이나 최종 소비단계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특히 포장지를 개봉한 직후 발견되는 벌레 이물은 외부에서 날아다니는 벌레들이 들어간 경우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제조상 문제일 가능성이 극히 낮지만 소비자가 이물을 발견하고 항의할 경우 사실 유무를 떠나 도의적으로 사과하고 구입처 등을 통해 교환해주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변질과 이물 유입 경로 확인을 요청하기도 한다. 이 경우 제품을 수거한 후 어느 단계에서 혼입되고 변질된 것인지를 파악해 책임 소재를 가려 소비자에게 회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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