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현대차그룹 상장사의 지난해 직원 연봉을 분석한 결과 12곳 평균 연봉은 9560만 원으로 2020년(8620만 원)대비 10.9% 증가했다.
지난해 상장사 12곳 모두 매출이 증가했고 특히 기아, 현대제철(대표 안동일), 현대글로비스(대표 김정훈), 현대차증권, 현대비앤지스틸(대표 정일선), 이노션(대표 이용우) 등 6곳은 최대 매출·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실적 호조의 영향이 컸다.
기아는 창사 후 처음으로 직원 연봉 1억 원(1억100만 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비금융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액수이기도 하다. 2년 연속 자동차 주요 3사인 현대모비스(9800만 원), 현대차(9600만 원)를 제쳤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은 각각 6조6789억 원, 5조657억 원으로 나란히 2020년 대비 세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양 사의 평균 연봉 격차가 벌어진 데에는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현대차의 국내공장 가동 중단 영향이 컸다. 현대차는 지난해 1월(7일)·3월(7일)·4월(3+2일)·5월(3일)·6월(1일)·7월(27일)·9월(4+3일) 총 9차례 57일의 공장 가동 중단 이슈가 있었다. 반도체 공급 부족과 아이오닉6 생산 설비 공사에 따른 중단이었다.
반면 기아는 지난해 한 차례의 공장 중단도 없었다.
평균 근속 연수도 기아 22.4년 현대차 18.9년으로 기아가 3.5년 더 높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가 현대차보다 평균 연봉이 앞서기 시작한 2020년에도 3.3년의 차이가 있었다.
현대제철은 20.2%의 증가율로 그룹 상장 계열사 중 최다 인상폭을 기록했다. 2020년 평균 7900만 원이던 연봉이 지난해 9500만 원으로 뛰었다. 지난해 10월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기본급 200%에 770만 원을 수령했는데 이는 2020년 기본급 150%+280만 원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철강 슈퍼사이클로 현대제철도 사상 최대 실적(매출 22조8499억 원, 영업이익 2조4475억 원)을 기록하면서 성과급을 포함한 직원 연봉이 상당폭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오토에버는 상장 계열사 중 유일하게 연봉이 줄었다. 신입 직원 수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오토에버의 직원 수는 3578명으로 2020년(2173명) 대비 64.6%나 늘었다. 현대차 상장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성장을 위해 상/하반기 두 차례 대규모 인재 채용을 진행하면서 평균 연봉 수치에도 영향을 준 것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