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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스 치즈 가격 2배 껑충 '헉'…출고가 20~30% 오른데다 할인 프로모션 없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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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스 치즈 가격 2배 껑충 '헉'…출고가 20~30% 오른데다 할인 프로모션 없어져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2.12.14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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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다치즈 가격 한 달새 두 배 올라 인천광역시 연수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올해 10월 인근 마트에 들러 평소 즐겨 먹던 '칼슘치즈(10매입)'를 집었다가 매대에 부착된 가격표를 보고 도로 놓았다. 약 2600원에 구매 가능했던 치즈가 5400원으로 가격이 두 배가량 올랐던 것. 김 씨는 "꾸준히 사먹던 치즈의 가격이 갑자기 두 배 이상 올랐는데, 원유(原乳)가격이 아무리 올랐다고 해도 인상폭이 지나치지 않느냐"며 분개했다. 유업체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이 치솟고 환율까지 급등하면서 올해 4월과 10월 출고가 조정이 불가피했으나 인상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상 요인의 일부만 반영해 가격 부담을 줄이고자 했다. 칼슘치즈의 경우 마진을 많이 남기지 않는 전략 상품이다. 할인 프로모션 등으로 당초 가격이 낮게 형성돼 있었는데, 인상 이후 가격이 제자리를 찾으면서 인상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자물가지수가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필수 식품 중 하나인 치즈 가격이 급등하며 소비자들의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14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서비스에서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치즈 제품 5종의 올 4분기 판매 가격을 지난 1분기와 비교 조사한 결과 평균 26.2% 인상으로 나타났다. 품목당 평균 1645원 올랐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국제 원료 치즈 시세가 오르고 물류비, 인건비 등 전반적인 생산 비용도 증가한 데다 환율까지 급등한 데 기인한다.

앞서 서울우유는 올해 4월 8일 전체 치즈 제품 출고가를 평균 9% 인상했다. 치즈값 인상은 2008년 이후 14년 만이었다. 지난 10월 1일에는 체다치즈 200g과 400g 제품 출고가를 약 20% 올렸다.

매일유업도 2007년 이후 15년 만에 치즈값 인상을 단행했다. 올해 2월 중순부터 3월까지 슬라이스 14종, 미니치즈 13종, 스트링치즈 2종의 출고가를 최소 3.9%에서 최대 10%까지 올렸다. 올해 9월에는 상하치즈치즈48g 등 3종 출고가를 27.3% 인상했다. 

남양유업은 4월 1일 드빈치 자연방목 체다 슬라이스 9.9%, 드빈치 뼈가튼튼 고칼슘 9.8% 등 츠지 제품 출고가를 평균 10% 인상했다. 빙그레도 올해 9월 1일 프랑스에서 수입·판매하는 '벨큐브플레인 치즈 78g' 제품 출고가를 15% 올렸다.

동원F&B는 올해 1월 7일 편의점에 납품하는 덴마크 슈레드 피자치즈 25g과 슬라이스치즈 100g 제품을 각 10%, 2.5% 올렸고 7월 1일에는 업소에 납품하는 슬라이스치즈 1.8㎏ 제품을 1650원 인상했다. 9월 1일에는 덴마크 짜지 않은 치즈 252g 제품 출고가를 23.4% 올렸다.
 


참가격 공시 대상인 치즈 제품 5개 가운데 올해 1분기 대비 판매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제품은 남양유업 드빈치 고칼슘치즈(15매, 270g)다. 올 4분기 판매가격은 8705원으로 39.8%(2478원) 상승했다.

서울우유 체다슬라이스치즈(20매, 400g)와 서울우유 체다치즈(15매, 300g)가 뒤를 이었다. 체다슬라이스치즈는 올 1분기 대비 33.5%(2206원), 체다치즈는 29.8%(1487원) 상승했다. 이어 동원F&B 덴마크 오리지널 치즈(14매, 252g)가 15.8%(1052원) 인상률을 기록했다. 매일유업 뼈로가는 칼슘치즈(15매, 270g)는 가장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지만 14.3%(1003원)으로 적지 않았다.

유업체들은 국제 원부자재 가격이 치솟았고 물류비, 인건비 등 제반비용도 상승하면서 불가피하게 제품 출고가 인상이 단행됐으나 인상폭을 최소화해 가격 부담을 줄이고자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는 세 분기 만에 두 배 남짓 오른 것으로 보인다. 전국 판매처별로 정기적이며 빈번한 할인행사가 진행되면서 원래보다 낮은 판매가가 형성돼 있었는데, 가격 인상분이 순차적으로 반영되면서 인상률이 크게 나타났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별 판매가 책정과 프로모션 행사 등으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은 그보다 더 높거나 낮게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참가격은 소비자에게 신뢰할만한 제품가격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정보 종합 포털사이트다. 전국 600여 개 유통업체(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백화점,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가공식품 판매가격을 격주 조사해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 공급가, 납품가 등이 아닌 소비자가 실제 구매하는 가격이다.

공시 대상 품목은 달라질 수 있다. 제품이 리뉴얼되거나 단종되는 경우, 용량이 달라지는 경우 등이 해당된다. 상품명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 이외 가격 조사 과정에서 가격 수집률이 지나치게 저조해 대표 가격으로 내보내기 무리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공시 품목이 변경될 수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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