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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만명이 사용하는데, 알뜰폰 고객센터는 상시 불통...이용자 급증에도 서비스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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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만명이 사용하는데, 알뜰폰 고객센터는 상시 불통...이용자 급증에도 서비스 '제자리'
고객센터 인력 확충 등 인프라 개선 요구
  • 송혜림 기자 shl@csnews.co.kr
  • 승인 2023.04.11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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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남 여수시에 사는 김 모(남)씨는 에넥스텔레콤의 알뜰폰 이용 중 문의할 게 있어 고객센터에 연락했지만 닿질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홈페이지나 카카오톡 1대1 문의도 막혀 있는 상태였다. 김 씨는 “앱은 업데이트가 안됐는지 매우 느리고 오류 투성이다”라며 “고객센터가 거의 유일한 소통 창구인데 며칠째 신호가 가다 끊어져 통화 자체를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2. 광주시 서구에 사는 원 모(남)씨는 아이즈모바일에 번호이동 신청 후 개통 지연으로 고통받고 있다. 휴대전화 유심은 도착했는데 '개인정보가 일치하지 않아 개통이 지연되고 있다'는 문자가 오고 일주일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원 씨는 "고객센터와 계속 통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연결된 적이 없다. 유심은 받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당황스러워 했다.

#3. 대전 중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최근 이용 중인 알뜰폰 통신사 모빙에 번호 변경을 신청했다. 이후 통신사가 연락해왔으나 받지 못한 게 실수였다. 고객센터에 하루 종일 전화를 걸어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 김 씨는 “번호를 하루 빨리 변경해야 하는 상황인데 직원이 없는 건지, 연결할 방법이 없어 화가 난다”며 답답해했다.

최근 알뜰폰 가입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알뜰폰 업체들의 서비스 품질이 미흡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통상 알뜰폰은 단말기나 요금제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만큼 고객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도 높지 않다. 하지만 가입자 수가 증가하면서 민원도 함께 늘어나는데 서비스 개선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어 이용자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유통마진을 줄여 저렴한 통신 요금제를 제공하기 때문에 고객센터 직원 충원 및 플랫폼 개선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알뜰폰 가입자 수가 1300만 명을 넘어서며 점유율 17%를 기록했다.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가입자만도 약 22만 명에 달한다. 통신 3사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으나 고객센터 등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고객서비스 질은 더 악화되는 추세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올해 들어 '알뜰폰' 업체들의 미흡한 서비즈를 지적하는 소비자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저렴하게 이용하는 만큼 통신 3사만큼의 서비스를 기대하진 않지만 고객센터 불통 등 기본적인 고객과의 소통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KT엠모바일, SK세븐모바일, U+유모바일 등 통신3사를 기반으로 한 알뜰폰업체들은 다소 양호한 편에 속했지만 모빙, 에넥스텔레콤, 아이즈모바일 등  중소 브랜드에 소비자 불만이 집중되고 있다. KT엠모바일, SK세븐모바일, U+유모바일 등은 요금제 등 규정에 대한 지적이 주를 이뤘다면 그 외 업체들은 고객센터 불통이 가장 두드러진 불만 사유였다.
 

▲알뜰폰 고객센터 불통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치솟고 있다

고객센터와 전화 연결이 어려운 데다 카카오톡 상담창구나 사이트 내 1대 1 게시판도 빠른 시간 내 답을 받을 수 없어 답답함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많다. 

실제 A모바일(에넥스텔레콤)과 모빙, 아이즈모바일 등 고객센터에 직접 전화해봤지만 연결이 쉽지 않았다.

A모바일은 안내음으로 ‘코로나19 여파로 전화 연결이 어려우니 온라인 상담으로 문의해달라’는 멘트가 흘러 나왔다. 카카오톡과 홈페이지에 있는 1대 1 상담 창구는 문을 닫은 상태였다. 모빙과 아이즈모바일 역시 고객센터는 연결되지 않았다. 아이즈모바일은 카카오톡 1대1 상담창구 역시 답을 받기 어려웠다. 다만 두 업체 모두 홈페이지 1대 1 게시판에 문의글을 남기면 비교적 빠른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아이즈모바일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현재 프로모션 요금제 접수 증가로 고객센터 문의가 증가해 고객센터와 유선연결이 지연되고 있다. 가급적 홈페이지 문의창을 통해 민원을 접수하면 평균 2시간 이내로 답변을 받아볼 수 있다’고 유일하게 고객들에게 알리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주로 휴대전화 개통 서비스와 민원을 고객센터를 통해 응답하기에 신규 요금제 출시 시기와 맞물려 문의량이 많아지는 때엔 전화 연결이 어려울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업체끼리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고객을 위한 서비스의 질도 함께 개선돼야 할 것"이라면서 "AI챗봇이나 앱 등 소비자 민원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들을 론칭 및 개선해야 고객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알뜰폰은 통신 3사(SKT·KT·LG유플러스) 통신망을 빌려 통신사와 동일한 품질의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하며 ‘자급제+알뜰폰 유심’ 조합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토스모바일, KB리브엠 등 금융업계도 알뜰폰 서비스를 출시하며 경쟁은 한층 더 심화되는 양상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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