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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축 전문가들 "무너진 600년 억장도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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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축 전문가들 "무너진 600년 억장도 무너졌다"
  • 김미경 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2.11 23:27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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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시조(中始祖)가 건립했던 숭례문이 처참하게 붕괴된 현장을 보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가슴이 아픕니다."

고건축 분야의 인간문화재(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인 대목장(大木匠) 최기영(63)씨는 숭례문이 화재로 붕괴되는 현장을 10일 밤부터 지켜보면서 가슴이 무너져내렸다고 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씨는 1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엊저녁 화재 소식을 접하고 현장에 나왔는데 처참했다"며 이처럼 말했다.

그의 중시조는 조선조에 한성부판사를 지내면서 숭례문 축조를 지휘했던 최유경(崔有慶.1343-1413)
결국 그에게 이번 화재는 전통을 갈고닦아온 고건축 분야의 전문가로서뿐 아니라 개인적인 슬픔까지 겹치는 일대 충격인 셈이다.

최씨는 숭례문 원형 복원과 관련,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며 "무엇보다 옛 장인들의 솜씨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으면서 복원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문화재청이 소집한 문화재위원회 긴급회의에도 참석했다.

긴급회의에는 문화재위원들과 함께 대목장인 그와 현재 진행 중인 경복궁 복원사업의 총감독격인 신응수(66) 대목장 등 고건축 분야 전문가들도 함께 참석했다. 신 대목장은 60년대 초 숭례문을 대대적으로 해체 보수공사를 할 때 도편수를 맡았던 조원재 옹의 제자이기도 하다.

최씨는 "숭례문 복원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며 "누구보다 책임감을 갖고 사업에 참여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단청 등 원형 복원에 필요한 기능인과 기술자가 있는만큼 복구가 가능하다며 "현시점에서 보기로는 복구 기간은 2-3년정도"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어 "무엇보다 1960년대의 수리보고서와 함께 2006년 제작된 정밀실측도면이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화재로 손실된 누각 밑 석축 부분의 피해 규모에 대해서는 "일단 수축 작용 등 큰 손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충남 예산이 고향인 그는 젊은 시절 당대의 도편수인 김덕희, 김중희 밑에서 고건축 목수일을 배워 40여년간 장인 정신으로 전통을 이어오다가 2000년 대목장 기능 보유자로 지정됐으며, 충남 부여군 백제문화역사재현단지의 건축공사 등을 이끌었다.

최고령 대목장인 전흥수(70) 씨도 전날 저녁 화재 소식을 접하고 충남 예산에서 급히 올라와 이날 새벽 4시까지 발을 동동 구르며 화재 현장을 지켜봤다고 한다. 그는 밤새워 현장을 지켜보면서 몸 상태가 나빠져 병원에서 링거까지 맞았다.

전 씨는 전화통화에서 "너무 착잡하고 안타깝다"며 "옛날 모습을 되찾아줘야 할텐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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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2008-02-12 07:30:31
으이구
억장이 무너진다는 말이 어런거구나

박덕인 2008-02-12 02:34:59
너무 해이된 관계 직원(곰우원?)들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 제2, 제3의 방화가 잇따를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느껴진다. 그 어디든지 마음만 먹으면 - - 똑 같은 불행이 닥칠 것이다. 관계 기관은 계획만 세웠다고 발뺌하지 말라! 숭례문 복원도 중요하지만, 먼저 다른 문화재보호책을 우선 강구하고 한시 바삐 총체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문화민족인가? 애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겠는가? 애국적인 일본을 본 받아라!!!

허정구 2008-02-12 00:01:16
설마 화재진압을 보고만 있었던건가... 3
초기에 기왓장깨고 물 뿌렸으면 지금처럼 억장이 무너지듯 숭례문이 무너지는 어처구니없는 일은 없을을 텐데...

만약 어제 화재당시 현장에 한옥에대해 쮜꼬리만큼이라도 아는 누군가가 있었다면 반성하고 반성할 일이고...

그 사람이 목수라면 두번다시 나무에 손도 대지마시오

나무가 怒 할테니까요....

허정구 2008-02-11 23:58:13
설마 화재진압을 보고만 있었던건가... 2
장돌을 들고 뛰어 올라가서라도 기왓장을 깨고 걷어내고 흙을 걷어내고 그안에 있는 적심에다가 물을 뿌려야 한다고 목에 피를 토하더라도 이야기를 해야지 홀라당 태우고 나서 복원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

아 왜 우리나라에는 부루스윌리스나 재난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지휘체계에 따른 보고와 승낙을 기다리다가는 안된다는 사실을 알고 모든 죄를 뒤집어 쓸 마음으로 책임감있게 행동하는 영화속 주인공 같은 영웅은 왜 없는걸까... ...

진짜 대한민국... 2008-02-11 23:57:31
진짜 너무 슬프구나....
저는 학생인데요.. 어제 옆나라는 건국기념일이라고 싯파 잔치하는데
우리는 남대문 타는거보고 가슴아파하고 이건 아니라고봅니다
진짜 무슨 남대문가지고 바베큐 파티하는것도아니고 어떤 개념
없는사람이 진짜 국보1호에 담배불 같은거 팅궛궈나 태운새끼
진짜 죽여버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