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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기업 유한양행㊦] '글로벌 톱50' 노리는 유한양행, 매출 2배 확대 위한 '제2 렉라자' 개발에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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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기업 유한양행㊦] '글로벌 톱50' 노리는 유한양행, 매출 2배 확대 위한 '제2 렉라자' 개발에 승부수
  • 정현철 기자 jhc@csnews.co.kr
  • 승인 2026.06.0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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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은 창립 100주년을 맞아 ‘글로벌 제약사’ 도약이라는 과제를 앞에 두고 있다. 국산 31호 신약인 폐암치료제 ‘렉라자’의 상업화 성과를 발판으로 후속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조욱제 대표의 후임 구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취임 첫해인 2021년 창립 95주년 기념식에서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50대 제약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후 유한양행의 외형은 꾸준히 커졌다. 연결 매출은 2021년 1조6878억 원에서 지난해 2조1866억 원으로 29.6% 증가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유한양행 매출을 전년 대비 7.3% 늘어난 2조3451억 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50대 제약기업과 비교하면 격차는 여전히 크다. 글로벌 제약 전문지 드러그 디스커버리&디벨롭먼트(Drug Discovery & Development)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의약품 매출 기준 50위 기업은 일본 제약사 쿄와기린이다. 쿄와기린의 매출은 33억2000만 달러로 한화 약 4조7000억 원에 달한다. 유한양행 매출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유한양행은 글로벌 제약사 도약을 위해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을 전략으로 하고 있다. 그간 외형 성장 전략으로 도입 품목에 의존했지만 글로벌 전역에서 판매 중인 신약의 매출 규모가 조 단위라는 점에서 국내 판권 획득만으로는 견주는 데 한계가 있다. 

유한양행은 연구개발비 규모를 늘리며 파이프라인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1년 연구개발비는 1783억 원에서 2024년 2688억 원, 지난해 2424억 원으로 늘었다. 최근 2년 연속 연간 2000억 원대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다. 올 1분기에도 연구개발비로 547억 원을 집행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1년 10.6%, 2024년 13.0%, 2025년 11.1%, 올 1분기 10.4%로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상장제약사의 평균 비중이 9% 정도로 이보다 높은 수준의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신약 상업화 성과도 냈다.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는 유한양행이 오스코텍·제노스코로부터 도입해 개발한 폐암 치료제다. 2018년 유한양행은 J&J(구 얀센바이오테크)에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권리를 기술수출했고, J&J는 이를 자사 표적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티맙)’와의 병용요법으로 미국 FDA 허가를 받았다. 

FDA 승인 근거가 된 MARIPOSA 3상에서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군의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23.7개월로, 기존 표준치료제로 쓰이는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투여군의 16.6개월보다 길었다. 올해 2월에는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1차 치료 선호요법으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허가를 넘어 글로벌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표준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을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올해 공개된 비정형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분석에서는 아미반타맙·레이저티닙 병용군의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이 41개월로, 실제 진료 현장에서 의료진이 선택한 1차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표적항암제(EGFR TKI) 치료군 15.2개월보다 길게 나타났다. 이는 병용요법 처방 확대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료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렉라자의 상업화 성과가 유한양행의 외형을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기술수출을 통해 글로벌 상업화 권한을 J&J가 갖고 있어 유한양행은 매출의 약 10% 수준을 로열티로 받기 때문이다. 글로벌 50대 제약기업 수준으로 외형을 키우기 위해서는 유한양행이 자체적으로 글로벌 판권을 갖는 신약 상업화 성과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한양행은 렉라자 이후 후속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28일 R&D데이를 통해 개발 전략을 공개했다. 우선 핵심 질환군을 항암제, 대사·심혈관·신장질환, 면역·염증질환으로 구분했고 플랫폼 기술로는 타깃단백질분해제(TPD), RNA 치료제, ADC(항체-약물접합체)·DAC(항체-분해약물접합체) 등 차세대 항체기술, 차세대 경구투여 기술에 집중하겠다고 제시했다.

회사가 내세운 전략은 렉라자 성공 공식의 재현이다. 후보물질을 조기에 발굴·도입하고, 임상 1상에서 초기 2상 단계에서 안전성과 유효성 신호를 확인한 뒤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하거나 공동개발하는 방식이다. 유한양행은 이를 위해 파이프라인별 전문 프로젝트 매니저(PM)를 두고 맞춤형 사업개발(BD)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현지 법인인 유한 USA를 중심으로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 공동임상, 필요 시 신설법인(New Co) 설립까지 검토하는 전략도 제시했다.

특히 항암제 부문에서는 렉라자 병용요법에서 확인한 ‘표적 신호 차단’과 ‘면역 활성화’를 후속 개발에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HER2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후보물질 ‘YH42946’과 HER2/4-1BB 이중항체 고형암 치료 후보물질 ‘네스프로타미그’의 병용 전략이 대표적이다. EGFR/4-1BB 이중항체인 ‘YH32364’도 SOS1 저해제나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

비항암 영역에선 만성신장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인 ‘YHC1102’의 오는 9월 국내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신설법인 설립을 통한 공격적 임상개발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유한양행은 전임상에서 SGLT2 억제제와 병용 시 신장 보호 시너지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 2027년 3월 조욱제 대표 임기 만료, 이후 리더십 주목…회장직 활용도 변수

신약 개발 전략과 함께 리더십 변화도 100주년을 맞은 유한양행의 주요 관심사다. 조 대표는 2021년 3월 취임해 한 차례 연임했고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유한양행은 창업주인 고(故) 유일한 박사가 1969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왔다. 

유한양행의 승계정책에는 대표 임기 3년으로 연임을 1회로 제한해 6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차기 대표 후보군으로는 내부 경영진이 우선 거론된다. 그간 유한양행 대표는 평사원으로 입사해 주요 부서를 두루 거친 인물이 맡았다. 현재 부사장직을 맡고 있는 이병만 경영관리본부장과 유재천 약품사업본부장이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배경이다.

다만 회사의 다음 과제가 신약 개발과 글로벌 확장이라는 점에서 김열홍 R&D 총괄사장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김 사장은 고려대 암연구소장을 지낸 항암·종양내과 전문가로 2023년 3월 유한양행에 합류했다. 김 사장이 대표에 오를 경우 경영과 R&D에서 각자대표 체제 가능성도 제기된다.

회장·부회장 직제도 변수다. 유한양행은 2024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기존 사장·부사장·전무·상무 체계 위에 회장과 부회장을 둘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당시 회사 측은 외부 인재 영입 과정에서 기존 직급보다 높은 직급을 요구하는 경우에 대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50대 제약기업 도약을 위한 인재 확보 포석으로 해석됐다.

다만 정관 변경 당시 창업주 일가 측은 ‘소유와 경영 분리’라는 유일한 박사의 정신을 훼손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권한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였다.

유한양행은 1996년 연만희 전 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난 이후 2009년 정관에서 회장·부회장 직제를 삭제했다. 현재까지 30년간 공석으로 남아있는 회장 직위를 활용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유한양행의 다음 100년,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은 렉라자 성공을 반복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국내 매출 1위와 연매출 2조 원을 넘어섰지만 글로벌 50대 제약기업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후속 신약 개발, 차기 리더십 재편이 유한양행의 글로벌 도약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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