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천300원을 돌파하면서 일부 수입 식품의 가격도 급등해 서민 경제를 더욱 팍팍하게 만들고 있다.
호주산 소고기, 생태, 바나나 등의 가격이 특히 많이 올랐다.
8일 신세계 이마트에 따르면 이 매장에서 판매하는 호주산 척롤 100g 가격이 지난 8월 1천480원에서 이달 첫째주 현재 1천680원으로 13.5%나 올랐다. 척아이롤은 8월 1천680원에서 현재 1천880원으로 가격이 11.9% 상승했다.
롯데마트의 경우에는 아직 판매가격에 반영하지는 않았으나 호주산 쇠고기가 환율 인상에 따른 영향으로 다음주부터 10% 가량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산물 중 생태의 경우에도 일본에서 수입되고 있어 환율의 영향을 받고 있다.
생태는 매년 10월부터 본격적인 출시가 시작되는데 이마트에서 현재 판매되는 생태가 한 마리에 3천원 선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15∼20% 가량 올랐다.
GS리테일은 이 회사가 유통하고 있는 최상급 생태의 도매가가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6% 올라 한 마리당 4천5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갈치, 고등어, 오징어 등은 국내산이서 가격 변동이 거의 없는 상태다.
과일 중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사랑받았던 바나나도 환율때문에 가격이 크게 뛰었다.
업계에 따르면 바나나의 도매시장 가격은 지난해 13㎏에 1만3천원 수준이던 것이 10월 첫째주 현재 1만8천원으로 38.5%나 올랐다.
생활용품 중 보온병, 냄비, 기타 주방잡화용품 등 유럽이나 미국에서 수입되는 제품들도 환율의 영향을 받고 있다.
롯데마트는 "현재 수입업체들로부터 10~15% 가량 가격 인상 요청이 있어 이달 중 판매 가격을 올리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가공식품은 수입 횟수가 빈번하지 않고 제조에서 유통.판매 과정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환율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환율이 계속 오른다면 앞으로 제조업체들이 원료 수입에 지출하는 비용이 커져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유통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한덕규 GS리테일 수산팀 차장은 "수입 신선식품의 도매가가 크게 올랐지만 소비자들의 부담과 가격 저항을 고려해 판매 가격을 올리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라며 "그러나 고환율이 지속되면 수입 농축수산물의 판매 가격에도 도매가 인상분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