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는 13일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회에 못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결정을 심사 숙고 끝에 내렸다는 말과 함께 "솔직히 자신감이 없다. WBC도 잘하고 정규 시즌에서도 둘 다 잘할 자신이 없다. 대표팀 합류를 바랐던 많은 팬에게 미안하고 사과드린다. 더 태극마크를 다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대표팀 은퇴 의사를 함께 밝혀 아쉬움을 줬다.

박찬호와 이러한 발표와 함께 야구 대표팀은 강력한 투수가 없는 상황에서 WBC를 준비하게 됐다.

박찬호는 팀내 불안정한 위상을 대표팀을 포기한 결정적인 이유로 밝혔다.

지난 7일 필라델피아에서 신체검사를 받고 구단으로부터 '홀대'를 당한 탓인지 박찬호는 회견 중 예상치 못한 눈물을 왈칵 쏟아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박찬호는 "루벤 아마로 주니어 필리스 단장과 만나 WBC 참가 문제를 상의했다. 솔직히 '필라델피아를 위해 뛰어 달라. 팀에서 잘해달라'며 구단에서 WBC 출전을 만류할 것을 기대했으나 'WBC에 나가도 좋고, 안 나가도 좋고'라는 뜻을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또 "선발로 뛰어도 좋고 구원으로 잘 던져도 그만이라는 구단의 생각을 듣고 나를 선발보다는 구원 쪽에 무게를 두고 영입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박찬호는 "신체검사 후 구단이 마련한 기자회견이 있었으나 좌투수 J.C 로메로의 약물 복용이 발각되는 바람에 내 기자회견이 취소됐다. 그런 것을 보며 '내 위상이 이런 것이구나'라고 깨달았다"면서 설움에 북받친 듯 눈물을 쏟아냈다.

'61번'이 박힌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고 이날 미국에서 못다 한 기자회견을 한 박찬호는 내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일본 미야자키에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2월 중순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에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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