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씨는 "당시 서비스센터 직원은 '엔진오일 용량이 300ml 부족하다. 엔진오일을 보충하면 문제가 없다'는 설명을 했다"고 말했다.
엔진오일을 보충했지만 주행거리가 1600km를 기록한 지난달 계기판에는 엔진오일 경고등이 다시 점등됐다. 표시계는 바닥을 가리켰다.
구 씨가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확인한 결과 엔진오일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태였다. 반복된 현상에 구 씨는 혼다코리아 측에 제품 결함 문제를 제기했으나 엔진오일 무상 교환 안내만 받았다.
구 씨는 “출고한 지 6개월도 안 된 모터사이클에서 엔진오일 감소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증상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원인 규명 운운하며 미온적 대처에 나서는 업체에 화가 난다”고 지적했다.
혼다코리아가 판매 중인 모터사이클 CBR600RR 기종에서 엔진오일이 비정상적으로 감소하는 문제로 소비자들이 거센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혼다코리아는 해당 문제를 인지해 서비스센터 방문 시 엔진오일을 무상 보충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은 근본적인 조치 없이 관리 책임을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특히 해당 기종은 미국에서 이달 들어 판매가 중단된 상황이라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네이버 한 오토바이 카페에는 지난 8월부터 현재까지 약 20여 건의 게시글이 이어지고 있다.
“1000km 주행 했는데 엔진오일이 200ml 줄었다”, “엔진오일 감소 이후 배기구에 까만 먼지가 묻어났다” 등의 내용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엔진오일 감소 문제가 엔진을 비롯한 동력계통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배기구와 피스톤 등 주요 부품에 엔진 오일이 새는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해당 기종의 엔진오일 감소 문제는 최신 연식에 국한되지 않는다. 2024년식부터 현재 생산된 연식 전반에서 동일한 증상이 확인되고 있다.
통상 오토바이의 엔진오일 교환 주기는 2000~2500km다. 고회전(rpm)을 자주 사용하거나 레드존 주행이 잦을 경우 엔진오일이 일부 소모될 수는 있지만 그 수준은 미미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혼다 CBR600RR 기종처럼 300ml 이상 엔진오일이 감소하는 것은 정상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소비자 불만이 4개월째 이어지고 있음에도 혼다코리아는 18일까지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혼다코리아 모터사이클 서비스센터를 방문하더라도 엔진오일 무상 보충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소비자들은 근본적인 원인 규명이나 개선 조치가 없다며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엔진오일 이상 감소로 인해 주요 동력계통 부품에 추가적인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단순 보충 조치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지난 1일부터 CBR600RR 기종은 판매가 중단됐다.
혼다 미국법인이 딜러사에 전달한 자료에 따르면 CBR600RR은 지난 1일부터 공식 판매를 중단했다. 판매 중단 대상은 2024년식부터 2026년식 모델이다.

하지만 CBR600RR 기종은 현재 혼다코리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정상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미국에서 판매 중단한지 보름이 지났음에도 한국에서는 별다른 설명이나 조치 없이 판매되고 있어 혼다가 한국 소비자를 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문제 현상 및 원인을 확인해 곧 조치사항을 안내할 예정”이라며 “현재는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서비스센터 내방 시 엔진오일 상태 점검을 통해 무상으로 엔진오일을 보충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고성능 모터사이클의 경우 엔진 오일 감소 현상이 발생할 순 있으나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은 큰 문제”라며 “엔진오일이 비정상적으로 줄어들 경우 엔진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제작사가 조속히 리콜이나 교환, 환불 등 책임 있는 조취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임규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