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취재하던 AFP 기자에 따르면 서양인으로 보이는 T셔츠 차림의 한 청년이 원 총리에게 신발을 던지며 "이것은 수치"라고 외쳤으며, 이에 대학 보안요원들이 그를 강당 밖으로 끌어냈다.
그는 끌려나가는 와중에도 호루라기를 불면서 "여러분은 어떻게 독재자가 하는 거짓말을 듣고 앉아있을 수 있느냐"며 항의했다.
이 청년이 청중석 뒤편에서 던진 신발은 원 총리 전방 1m 지점 단상 위에 떨어졌다. 원 총리는 수 분간 머뭇거린 뒤 차분하게 연설을 이어나갔다.
원 총리는 "이런 비열한 행동으로는 중국과 영국 간 우정의 길에 장애가 되지 못한다"고 언급, 중국 유학생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청중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이날 해프닝은 지난해 12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를 고별 방문하던 도중 한 이라크 기자가 던진 신발에 맞는 장면을 연상케 했다.
영국 경찰은 사건 후 신발을 던진 이 남성을 공공질서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경찰 대변인은 "27세의 이 남성은 공공질서법 4조 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오는 10일 케임브리지 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그러나 이 남성의 국적 등 신원에 대해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
케임브리지대 경찰은 이 남성이 영국인 같지는 않아 보였고, 유럽 억양을 썼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영국 정부에 강한 불만을 표명했다고 전하면서도 양국간 관계는 손상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총리는 유럽 5개국 순방의 마지막 방문지인 영국에 지난달 31일 도착했으며 이날 밤 귀국할 예정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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