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인수를 추진해 온 롯데가 인수 금액 때문에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자 으름장을 놓고 있다.차라리 새로 맥주회사를 설립하겠다는 말을 흘리고 있다.
맥주 회사를 새로 설립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주류 제조면허를 받아내야하고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맥주 공장을 짓는 데도 오래 걸리고 제조 기술 확보도 만만한 숙제가 아니다.
따라서 오비맥주 대주주인 벨기에 AB인베브사에 대한 '엄포'로 해석되고 있다. 인수 대금을 깎기 위한 작전으로 풀이 되고 있다.
16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AB인베브 측은 오비맥주 매각금액으로 20억달러 수준을 제시한 반면 롯데 측은 1조6천억원이상은 못 주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AB인베브측이 최소 2조3천억원을 내놓지 않으면 팔지 않겠다고 버티자 롯데가 '엄포'카드를 꺼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롯데가 맥주 회사를 새로 설립하면 국내에는 하이트.오비맥주.롯데맥주등 3개 회사가 된다.
1위업체 하이트와 막강한 자본력과 유통력을 가진 롯데의 틈바구니에 고사을 당하느니 차라리 합리적인 가격에 팔아라는 으름장이라는 것이다.
최근 소주 '처음처럼'을 인수한 롯데는 종합주류회사로 도약하려면 오비맥주를 꼭 인수해야 할 형편이다. 진로 '참이슬'의 아성을 뚫고 '처음처럼'을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도 맥주 사업 진출이 필수적이라는 게 롯데의 판단이다.
오비맥주측 관계자는 "싸게는 절대 안판다는 게 이쪽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비맥주는 경영이 매우 안정돼 있고 재무 구조도 좋은 회사다. 가격이 맞지 않으면 팔 이유가 없다"며 "롯데가 새 맥주 회사를 설립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그들이 선택할 문제"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