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아닌 도로를 걷다가 자동차 바퀴에 발을 치여 다치면 피해자도 상당히 큰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8단독 황중연 판사는 24일 교통사고 피해자 이모 씨가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연합회에게 4천8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2007년 4월 9일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에 있는 도로 가를 걷고 있었다. 정모 씨가 몰던 택시가 이 씨 곁을 지나다 그만 바퀴로 이 씨의 우측 발등을 깔고 지나갔다.

   이씨는 치료를 받았지만 심한 통증이 끊이지 않고 반복되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라는 병을 얻게 됐다.그래서 정 씨가 공제 계약을 맺은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치료비와 위자료 등으로 1억3천만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피고(연합회)는 원고(이 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지만 원고도 건널목이 없는 곳임에도 도로 가를 걸은 잘못이 있는 만큼 실제 손해액도 6천200만원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의 과실도 사고 발생 및 손해 확대의 한 원인이 된 만큼 그 과실의 비율을 30%로 한다"고 판시했다.

이경환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