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색과 검은색, 박쥐, 음침한 달빛, 검은 망토, 날카로운 송곳니. 이런 것들이 기존의 드라큘라를 대변하는 말이었다면 뮤지컬 ‘드라큘라:더 뮤지컬?’은 그 모든 것을 다 채우고도 남는 작품이다. 우선 포스터만 해도 완벽한 드라큘라를 위한 조건이 모두 갖춰져 있다. 특히 지금 당장이라도 기분 나쁜 박쥐의 울음소리가 들릴 것 같은 어두운 포스터는 우리가 가지고 있던 드라큘라에 대한 이미지를 재연한다.
그런데 유심히 들여다보면 뭔가 의심쩍은 것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드라큘라가 들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마이크다. 노래하는 드라큘라라니, 보기도 전에 우스운 상상으로 미소부터 머금어진다. 그래도 드라큘라이거늘 분위기 있는 R&B를 부르든, 신나는 뽕짝을 부르든 뭘 해도 카리스마 지키기는 어려워 보인다. 포스터 속 문구 역시 “이제, 목이나 빨던 드라큘라는 잊어라!”고 외치니 색다른 변신에 갖은 재미를 선사할 드라큘라를 기대해 봐도 좋겠다.
또 한 가지 숨겨둔 이야기, 포스터 속 박명수 닮은 드라큘라는 잊어라! 포스터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이번 뮤지컬 ‘드라큘라:더 뮤지컬’의 주인공로는 훈남 뮤지컬배우 최대철과 김동호가 더블캐스팅 되었다. 매혹적인 나쁜 남자의 매력을 선사할 두 주인공들은 작품에 대한 기대를 더욱 크게 한다. 이제껏 만나왔던 피범벅 음침한 드라큘라는 잊어라. 이제는 매력이 넘쳐흐르는 유쾌한 드라큘라를 만날 시간이다.
뮤지컬 ‘드라큘라:더 뮤지컬’에는 최대철과 김동호 외에도 개그우먼 출신 김미려를 비롯해 김덕환, 김태리, 정의욱, 박성환, 이정현, 조진아 등이 함께 한다. (6월 28일까지 대학로 상상 나눔 씨어터)
[뉴스테이지=조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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